1994년 이후 60% 안팎 득표한 여당 ANC 성적표 촉각
민생고로 지지율 40%대 그쳐…단독 과반 무산시 연정 구성해야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아프리카의 맹주' 남아프리카공화국이 29일(현지시간) 총선을 실시했다.
이날 총선은 전국 2만3천300개 투표소에서 오전 7시를 기해 일제히 시작됐으며 14시간 뒤인 오후 9시까지 진행된다.
남아공 선거관리위원회(IEC)는 투표가 마무리되는 대로 개표를 시작해 수시로 중간 집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최종 개표 결과는 다음 달 2일 발표한다고 선관위는 예고했으나 통상 사흘 안에 발표된 전례를 고려하면 이번에도 이르면 다음 달 1일께가 될 전망이다.
1994년 아파르트헤이트 종식 이후 7번째인 이번 총선의 최대 관심사는 남아공 민주화의 아버지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이 몸담았던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성적표다.
현지에선 집권 여당인 ANC가 이번에도 다수당의 자리는 지키겠지만 30년 만에 처음으로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ANC는 1994년 총선에서 62.7%의 득표율로 처음 집권한 이래 66.4%(1999년), 69.7%(2004년), 65.9%(2009년), 62.2%(2014년) 등 줄곧 60%를 넘겨 정권을 지켰다. 직전 2019년 총선에서는 57.5%를 득표해 의회의 전체 400석 가운데 230석을 확보했다.
그러나 높은 실업률과 만연한 범죄, 부패, 빈부 격차, 물과 전력 부족으로 지지를 잃으며 올해 들어서는 여론조사 지지율이 줄곧 40%대에 그쳤다.
가장 최근인 28일 발표된 사회연구재단(SRF)의 여론조사에서도 지난 총선 66%의 투표율을 기준으로 한 ANC의 지지율은 42.2%로 추정됐다.
제1야당인 민주동맹(DA)이 21.6%를 기록했고 신생 정당 움콘토 위시즈웨(MK·12.4%), 원내 제2야당인 급진 좌파 경제자유전사(EFF·10.8%)가 뒤를 이었다.
완전 정당 비례대표제인 남아공에서는 유권자가 정당에 투표하고 그 득표율에 따라 200석은 전국명부, 나머지 200석은 지역명부에서 정당별 의석수가 정해진다.
이렇게 구성된 의회는 총선 결과 발표 14일 이내에 첫 회의를 열어 대통령을 뽑는다.
통상 다수당 대표가 대통령으로 선출되기에 남아공 총선은 사실상의 대선을 겸한다는 점에서 더욱 안팎의 주목을 받는다.
여론조사대로 ANC가 과반 의석에 실패하면 당 대표인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은 연정을 구성해 의회에서 과반(201표 이상)을 확보해야 연임할 수 있다.
70개 정당이 난립한 가운데 지방의회 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이번 총선에는 약 6천200만 남아공 인구 가운데 18세 이상 유권자 2천767만여명이 등록을 마쳤다.
재외국민 투표는 지난 18∼19일 치러졌고 이날 투표할 여건이 안 되는 노약자와 필수 근로자, 경찰, 수감자 등도 27∼28일 사전 투표로 미리 한 표를 행사했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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