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 하원에서 좌파 성향 의원이 대정부 질문 도중 팔레스타인 깃발을 흔들었다가 15일 출석 정지 징계를 받았다고 일간 르피가로가 보도했다.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 소속의 세바스티앙 들로구 의원은 28일(현지시간) 중동 정책에 관한 대정부 질문 중 갑자기 팔레스타인 깃발을 꺼내 들었다.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는 프랑스 정당 가운데 이스라엘에 가장 비판적이다.
들로구 의원의 돌발 행동에 보수파 의원들이 거세게 항의했고 야엘 브룬 피베 하원 의장 역시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비판한 뒤 회의를 중단했다.
피베 의장은 그에 대한 징계를 논의하기 위해 국회 사무처에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그 결과 가장 강력한 징계 수위인 15일 출석 정지로 의결됐다. 프랑스 의회는 '의회 내 질서를 방해하거나 소란을 피우는 행동'을 제재한다.
이 징계안은 곧바로 의원들의 기립 투표에서 다수당인 우파와 극우파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피베 의장은 들로구 의원에게 퇴장하라고 명령했다.
들로구 의원은 취재진 앞에서 "프랑스가 이스라엘 군대를 무장시키는 부품을 판매하고 있고, 팔레스타인 아이들은 그 프랑스 무기에 학살당하고 있다"며 "팔레스타인 깃발을 흔들면 공화국 대통령이 마침내 정신을 차리고 무기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할까"라고 자문했다.
지난해 7월 프랑스 국방부가 발표한 무기 수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프랑스는 2013년∼2022년 이스라엘에 2억760만 유로(약 2천900억원) 상당의 군사 장비(폭탄, 어뢰, 로켓, 미사일 등)를 판매했다.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국방부 장관은 올해 초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에 무기를 수출할 때 국제적 약속을 엄격히 준수한다"며 "가자지구 민간인에게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치명적 장비는 수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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