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위안화 국제화 험난…"정책·시장 위험 통제 불가능"

입력 2024-05-29 09:37  

中위안화 국제화 험난…"정책·시장 위험 통제 불가능"
中 1천600여 기업 설문…절반 가량이 "무역 파트너, 위안화 사용 관심 부족"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중국이 달러 패권에 맞서 자국 통화인 위안화의 국제화에 힘을 쏟아붓고 있지만 여전히 현실에는 많은 장애가 있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29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27일 발표된 1분기 '국경 간 위안화 통찰' 보고서에서 응답 기업의 약 47%가 무역 파트너 사이에서 위안화 사용에 대한 관심 부족이 위안화 국제화의 최대 걸림돌이라고 답했다.
또 응답 기업의 약 3분의 1은 이러한 어려움의 정도가 1년 전과 비교해 변하지 않았다고 답했고, 약 11%는 더 악화했다고 밝혔다.
설문은 중국 5대 은행인 교통은행과 인민대 국제통화 싱크탱크가 지난 3월 중국 기업 1천657곳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응답 기업의 약 71%가 민간 기업, 13%가 국영 기업, 15%가 외국 투자 기업이다.응답 기업들은 이와 함께 위안화 환율 변동성, 위안화와 외국 통화 간 금리 차이, 국경 간 자금 흐름에 대한 장애 등을 위안화 국제화의 걸림돌로 꼽았다.
응답자의 약 64%는 '정책의 복잡성', 약 40%는 '법과 규제'·'자본 흐름의 장벽'에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또 약 30%는 위안화의 '제한된 투자 규모', 약 20%는 위안화의 '위험 회피 수단의 부족'을 어려움으로 꼽았다.
응답 기업 대부분은 국경 간 무역 결제에서 위안화 결제를 채택하고 있다고 답했으나, 4분의 1 미만 만이 역외 위안화 파이낸싱·위안화 예치·위안화 표시 자산 관리 사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분기 계획과 관련해 약 80% 기업이 위안화 결제를 늘릴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응답 기업의 약 10%가 위안화 결제를 10%까지 늘리겠다고 했고, 2%만이 위안화 결제 비중을 50∼100%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글로벌 정치·경제의 불확실성, 국제 금융 시장의 변동성, 지정학적 위험, 미중 무역 마찰이 모두 증가하고 있는 것이 국경 간 위안화 결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 당국이 국경 간 위안화 결제 과정 단순화, 거래 비용 인하, 신규 외국 무역을 위한 위안화 결제 지원 등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석유, 가스, 철광석 같은 주요 원자재 거래에서도 위안화 사용을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장(양쯔강)에 자리한 유럽 의료 장비 기업의 작업 책임자 조지 루는 많은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제조사들이 해외 본사로부터 달러로 대금을 받은 뒤 위안화로 바꿔 생산·운영비를 지급하지만, 환율이 높을 때 바로 다시 달러로 바꾼다고 밝혔다.
그는 SCMP에 "정책과 시장 위험이 통제 불가능하기 때문에 우리는 당분간 다른 위안화 사업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과 동남아에 공장을 두고 있는 광저우의 디지털 프린팅 제조업자 켄트 류는 SCMP에 "동남아 고객들은 위안화 결제를 좀 더 하려고 하지만 그들 대부분은 주로 중국 백그라운드를 갖고 있다"며 "다른 해외 시장의 고객들은 위안화가 여전히 자신들의 나라에서 투자에 유용하지 않기에 달러 결제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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