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문제 근본 원인 완전 해결 못했을 수도…러 로켓에 위성 탑재했을 수도"
日정부서는 "어중간한 형태로 발사 서두른 탓에 실패" 분석 나와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북한이 27일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했다가 실패한 것과 관련해 일본 항공 전문가가 발사체에서 연료 누출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재발사에 3∼4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가타오카 하루히코 일본 우주안전보장연구소 부이사장은 29일 보도된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영상을 통한 분석을 전제로 "연료가 샌 것이 (폭발) 원인일 것"이라며 "연료를 엔진에 보내는 파이프 등이 파괴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상에서 연소 실험에 성공했어도 기체가 상승할 때 진동과 음파 영향으로 상태가 좋아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가타오카 부이사장은 한국 공군 참모총장에 해당하는 항공막료장을 지냈으며, 퇴임 후에는 방위 장비를 생산하는 중공업 업체인 IHI 고문 등으로 활동했다.
그는 북한이 지난해 이후 네 차례 위성 발사를 시도했지만, 한 차례만 성공했다는 점을 언급하고 "문제의 근본적 원인을 완전히 해결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북한이 기체 위치와 내부의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는 텔레메트리(비행정보) 신호를 받고 있다면 기체 각 부분의 온도 변화 등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해 수정을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북한은 동일한 기체를 여러 개 제조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다음 발사에 신중해지겠지만, 3∼4개월 뒤에는 발사를 단행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가타오카 부이사장은 "(북한이) 러시아 로켓에 위성을 탑재해 발사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과학자들을 상대로 발사 작업을 지속하라고 독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군 관계자도 전날 러시아가 북한 발사체의 1단 추진체를 제공했을 가능성에 대해 "기술적 지원과 관련해 모든 단계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봐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아울러 일본 정부 내에서는 북한이 위성 발사를 서두른 탓에 실패했다는 분석이 나왔다고 아사히가 전했다.
방위성 간부는 전날 집권 자민당 회의에 참석해 "어중간한 형태로 발사를 서둘러 실패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발사 후에 구부러지듯 비행한 것으로 보였다"며 "목표했던 바에서 벗어났다고 판단해 (북한이) 자폭시킨 것 아닌가"라고 추정했다.
한편, 일본 정부가 지자체 등에 긴급 정보를 전달하는 전국순시경보시스템(J-ALERT)의 정확성이 북한 위성 발사를 계기로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고 아사히와 산케이신문이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27일 북한 위성 발사 시점에서 약 2분이 지난 오후 10시 46분께 오키나와현에 피난 경보를 발령했다가 오후 11시 3분께 해제했다.
아사히는 "(북한) 로켓으로 보이는 물체가 공중에서 폭발하는 영상이 보도된 뒤에도 경보 해제까지 10분 이상이 더 걸렸다"며 "폭발 이후에도 계속해서 대피를 호소하는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발사체) 낙하와 상공 통과 가능성이 있는 경우 (경보가) 수포가 되는 것을 걱정하지 않고 신속하게 발령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고 산케이는 전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경보 체계에 대해 "송신, 해제 시점은 모두 신속하고 적절했다"고 강조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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