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4.1→4.5%로 올려…"인구 고령화·생산성 둔화로 2029년엔 3.3%까지 하락"
"부동산 등 요인으로 하방리스크 계속…중점산업 지원정책, 무역파트너에 영향 가능성"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의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 상승세와 당국의 최근 정책 조치를 근거로 올해와 내년 중국 성장률 예상치를 0.4%포인트(p)씩 상향 조정했다.
IMF는 29일 '중국 경제 연례 협의' 대표단 방중을 마치며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 올해 경제성장률을 5%로, 내년 성장률을 4.5%로 각각 전망했다. IMF는 지난달 세계경제전망(WEO)에서 올해와 내년 중국 경제성장률을 4.6%와 4.1%로 각각 예측했는데, 이를 0.4%p씩 높인 것이다. 중국 당국은 올해 성장률 목표를 '5% 안팎'으로 설정했다.
기타 고피나스 IMF 수석부총재는 이날 베이징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4월 WEO 예측과 비교해 올해와 내년의 예측치가 모두 0.4%p씩 상향된 것은 1분기 국내총생산(GDP)의 강한 성장(5.3%)과 최근 채택된 관련 정책 조치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고피나스 수석부총재는 중기적으로 인구 고령화와 생산성 둔화로 2029년 중국 경제성장률은 3.3%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부동산업계 조정의 폭과 지속 시간이 예상을 넘는 데다 글로벌 파편화 압박이 상승해 하방 리스크(경기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요인)가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기 거시경제정책은 국내 수요를 지원하고 하방 리스크를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재정정책은 우선 부동산업계에 1회성 중앙정부 재정 지원을 제공해야 하고, 부동산업계 대상 1회성 정책 패키지 외에 올해 중립 재정 기조를 채택하면 내수 지원과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리스크 해소, 부채 상황 통제 사이에 균형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중국은 중대한 재정적 도전에 직면해 있고, 지방정부 입장에선 특히 그렇다"며 "부채를 안정화하기 위해선 중기적으로 지속적인 재정 건전성 강화가 필요하고, '지방정부 자금 조달 특수법인'(LGFV)의 채무에 대한 구조조정은 재정 압력을 경감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중국 지방정부들이 대규모 인프라 건설 등을 위해 널리 활용해온 LGFV 투자 방식은 LGFV가 받은 투자금이 정부 부채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는 '숨겨진 빚'이 된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작년 5월 IMF는 LGFV의 빚을 합친 지방정부 총부채를 중국 GDP의 절반이 넘는 약 66조위안(약 1경2천680조원)으로 추산했다. 2018년 부채 규모(35조위안)와 비교하면 거의 두 배로 불어난 셈이다.
고피나스 수석부총재는 "양질의 경제 성장에는 불리한 요인에 대응하고 잠재적 불균형에 대응하는 구조 개혁이 필요할 것"이라며 중국이 사회안전망 강화를 통해 '소비 중심'으로 경제 균형을 잡고, 성장 잠재력과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서비스 영역을 개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이 최근 중국의 '과잉 생산'과 '불공정 무역' 문제를 세계 경제의 위협으로 꼽으며 공세를 펴는 가운데 IMF가 중국 정부 주도의 특정 산업 지원 정책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고피나스 수석부총재는 "중국이 산업정책을 이용해 중점 산업을 지원하면 국내 자원 배분이 잘못되거나 무역 파트너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같은 정책을 축소하고 무역·투자 제한을 철폐하면 국내 생산성을 높이고 글로벌 파편화 압력도 완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배경하에서 중국은 다자 무역 체계, 특히 세계무역기구(WTO)를 강화하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x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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