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업계, 부실 PF 정리 2차 펀드 조성…3천500억원 규모
(서울=연합뉴스) 민선희 기자 = 저축은행들이 올해 1분기(1∼3월) 1천500억원대의 적자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고금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경기 회복이 더뎌 연체율은 8.8%까지 뛰었다.
29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은 1분기 1천54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527억원 손실)보다 손실 규모가 1천16억원 확대됐지만, 직전 분기(4천155억원 손실)보다는 줄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부동산시장 침체 지속과 경기회복 둔화, 기준금리 인하 지연 등 거시경제 여건이 업계 경영환경에 부정적으로 작용해 순손실 발생, 건전성 지표 악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저축은행의 1분기 이자이익은 총 1조4천8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조3천913억원)보다 175억원 증가했다.
이자이익이 늘어난 것은 이자수익과 이자비용 모두 감소한 가운데 이자비용이 더 많이 줄었기 때문이다.
1분기 이자수익은 2조4천860억원으로, 여신 규모가 줄면서 전년 동기 대비 2천336억원 감소했다.
이자비용은 수신금리 안정화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2천511억원 줄어든 1조772억원을 기록했다.
저축은행들이 손실 흡수능력 제고를 위해 대손충당금 전입액을 늘린 것도 실적에 영향을 줬다.
저축은행의 1분기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1조2천292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966억원)보다 1천326억원 증가했다.
건전성 지표를 보면, 저축은행 1분기 연체율은 8.8%로 작년 말(6.55%)보다 2.25%포인트(p) 뛰었다.
저축은행 연체율은 경기 침체로 인해 거래자의 채무상환 능력이 떨어지면서 지속해 오르는 추세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연체율 산정 시 모수가 되는 여신이 감소한 것도 연체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기업대출 연체율은 11.00%, 가계대출은 연체율은 5.25%로 작년 말보다 각각 3.52%p, 0.24%p 상승했다.
기업대출의 경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과 새출발기금 협약에 따라 제삼자 매각이 제한된 개인사업자 대출 중심으로 연체율이 올랐다.
고정이하여신비율 역시 10.32%로, 작년 말(7.73%)보다 2.59%p 상승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전반적으로 건전성이 악화하고 있으나 대손충당금 적립률과 손실흡수능력을 감안하면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 총자산은 122조7천억원으로 작년 말(126조6천억원)보다 3조9천억원(3.1%) 줄었다.
여신(101조3천억원)은 보수적인 여신 취급, 매·상각 등 위험 관리 강화 기조로 인해 3개월 새 2조7천억원(2.6%) 감소했다.
부문별로 보면 기업대출은 62조7천억원, 가계대출은 38조6천억원으로 각각 전년 말보다 2조4천억원(3.7%), 3천억원(0.8%)씩 줄었다.
수신(103조7천억원) 역시 신규 자금 유치 필요성이 줄고, 자금시장 안정화로 유동성 리스크가 줄면서 작년 말(107조1천억원)보다 3조4천억원(3.2%) 감소했다.
저축은행의 자기자본은 14조5천억원으로 작년 말(14조7천억원)보다 2천억원 줄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약 540억원 규모의 증자를 실시했으나 당기순손실 발생 영향으로 자기자본 규모는 소폭 줄었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전년 말(14.35%)보다 0.34%p 오른 14.69%를 기록했다.
BIS비율은 법정 기준(자산 1조원 이상 8%, 1조원 미만 7% 이상)의 2배 수준을 유지했다.
유동성비율은 227.27%,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12.99%로 집계됐다. 모두 법정 기준인 100%를 웃돌았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지난해 4분기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시장 우려에도, 정부지원과 업계 자구노력을 바탕으로 유동성비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가용 유동성은 수신 규모의 약 15% 이상으로 예상치 못한 대규모 예금인출 발생 시 자체적인 대응이 가능하며, 중앙회 유동성 지원, 외부 크레딧 활용, 한은 유동성 지원 등을 통해 추가적인 유동성을 신속히 공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저축은행들은 다각적인 자구노력을 통해 연체율 하향 안정화 노력을 지속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저축은행중앙회는 올해 2분기 중 3천500억원 규모로 업권 내 PF 부실자산을 정리하기 위한 자체 2차 정리펀드를 조성한다.
또한 새출발기금 내 제삼자 매각이 허용됨에 따라 개인신용대출과 함께 제2차 채권 공동 매각을 오는 6월 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아울러 올해 2분기까지 약 2천억∼3천억원 규모의 대손상각을 통해 부실채권도 정리한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어려운 영업 여건 지속, 새로운 제도 도입에 따른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등으로 올해 손실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손실 흡수 능력 제고, 적극적인 부실채권 정리, 증자를 통한 자본확충 등 경영 안정성 유지를 위한 자구노력과 함께 정책·감독 당국, 한국은행 등 유관기관 협조를 통해 현 상황을 안정적으로 극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ss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