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 ETF 시가는 주가 상승에 힘입어 1년간 40% 증가
(도쿄=연합뉴스) 경수현 특파원 =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2023사업연도(2023년4월∼2024년3월) 보유 국채로 역대 최대 규모의 평가손실을 기록했다고 아사히신문과 교도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일본은행이 이날 발표한 2023년도 결산에 따르면 올해 3월말 현재 보유한 국채 잔고(취득가 기준)는 589조6천634억엔(약 5천124조원)으로 1년 전보다 1.4% 늘었다.
시가 기준으로는 580조2천297억엔(약 5천42조원)으로, 9조4천337억엔(약 82조원)의 평가 손실이 발생했다.
결산 연도말 평가 손실 규모는 2022년도 1천571억엔(약 1조4천억원)의 60배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채권 가격은 금리 방향과 반대로 움직이는데,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하는 등 통화 정책 정상화에 나서면서 올해 3월 장기 금리가 0.7%대로 1년 전보다 0.4%포인트가량 올라 보유 국채에서 대규모 평가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다만 일본은행은 일반적으로 만기 때까지 국채를 보유해 시가 반영을 할 필요가 없는 만큼 평가손실로 인한 부정적인 재무 영향이 당장 현실화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금융시장이 일본은행의 재무 상황을 불안하게 볼 경우는 금리의 추가 상승이나 엔화 가치의 하락 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게다가 최근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1%를 넘어서는 등 시장 금리의 상승세는 계속되고 있다.
일본은행의 작년도 전체적인 결산 실적은 보유 상장지수펀드(ETF)가 주가 상승세에 힘입어 운용이익을 내는 등 나쁘지는 않았다.
3월말 현재 보유 ETF의 시가는 1년 전보다 40.2% 증가한 74조4천982억엔(약 648조원)으로, 장부가의 배에 육박했다고 NHK는 전했다.
기업으로 치면 작년도 순이익에 해당하는 일본은행의 당기 잉여금은 2조2천872억엔(약 20조원)으로 전년도보다 9.6% 늘었다.
이에 따라 일본은행이 잉여금에서 법정준비금 등을 빼고 국고에 납부할 금액은 9.2% 증가한 2조1천728억엔(약 19조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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