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부자·기업에 세금 더 걷기로…"군사비 증가탓"

입력 2024-05-29 23:12  

러, 부자·기업에 세금 더 걷기로…"군사비 증가탓"
최고세율 22%로 상향…법인이윤세 20%→25%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러시아 정부가 부자와 기업을 대상으로 세금을 더 걷는 계획을 추진키로 했다.
러시아 재무부는 29일(현지시간) 내년 1월 1일부터 새로운 개인 누진소득세와 법인이윤세를 도입하는 세제 변경 초안을 내각에 제출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보도했다.
새 누진소득세율은 연간소득 240만루블(약 3천700만원) 미만 13%, 240만∼500만루블(약 7천600만원) 15%, 500만∼2천만루블(약 3억원) 18%, 2천만∼5천만루블(7억6천만원), 5천만루블 이상은 22%다.
현재 러시아는 대다수 시민에게 13% 소득세율을 적용하고 연 소득 500만루블 이상 고소득자에게는 15% 세율을 부과한다. 세율 구간이 세분되고 최고세율 역시 높아진 셈이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시작한 이후 기업에는 추가 세금을 부과했으나 개인 소득세율은 유지했다.
재무부는 새 누진소득세가 국내 노동 연령 인구의 약 3%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특별군사작전 참가자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며 자녀가 2명 이상이고 소득이 적은 사람은 일부 환급 받을 수 있다.
현행 20%인 법인이윤세 세율은 내년부터 25%로 인상된다. 철광석, 탄산칼륨, 인산염 비료 추출에 대한 추가 부담금도 오를 예정이다.
재무부는 증세로 내년 총 2조6천억루블(약 39조7천억원)이 추가로 조달되고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은 법인이윤세에서 나올 것으로 추산했다.
안톤 실루아노프 재무장관은 늘어난 수입으로 사회 수당을 늘리고 출산, 육아, 사회 인프라 지원을 확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월 국정연설에서 세금 제도를 더욱 완벽하게 만들어야 한다면서 고소득층의 세금 부담을 조정해 재분배하는 누진세 도입을 언급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것은 매우 진지하고 요구가 많은 계획"이라며 "대통령이 연설에서 말한 주요 메시지와 일치하며 폭넓은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러시아는 2022년 말부터 재정 적자를 기록 중"이라며 특별군사작전 장기화 탓에 재정압박이 심해지자 증세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현재 국방·안보 분야 지출이 국내총생산(GDP)의 6.7%를 차지한다면서 이는 냉전이 한창이던 1980년대 옛 소련 시절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abb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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