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징병제 대신 '인센티브 모병제' 추진

입력 2024-05-30 00:09   수정 2024-05-30 06:48

독일, 징병제 대신 '인센티브 모병제' 추진
"운전면허 혜택으로 국방력 복원" 비판도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재무장을 선언한 독일이 그동안 추진해온 징병제 재도입 대신 입대 장병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국방장관은 지난 27일(현지시간) 집권 사회민주당(SPD) 회의에서 인센티브로 자발적 복무를 유도하는 내용의 병역제도 개선안을 밝혔다고 슈피겔 등 현지 언론이 29일 보도했다.
피스토리우스 장관은 18세가 되는 청년에게 군 복무 의사와 체력 등을 묻는 상세한 설문지를 발송하고 운전면허 취득 비용과 학자금 대출 상환, 어학강좌 수강 등에 혜택을 주는 방안을 제시했다.
케빈 퀴네르트 SPD 사무총장은 "대부분 내용에 의견이 일치했다"고 말했다. 슈피겔은 회의에서 '의무 복무'라는 단어 자체가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독일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시대전환'을 선언하고 2011년 폐지한 징병제를 되살리는 방안을 검토했다. 지난해 연말 기준 18만1천명인 연방군 병력을 2031년까지 20만3천명으로 늘리려면 해마다 약 2만명이 입대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왔기 때문이다.


피스토리우스 장관은 그동안 스웨덴식 선택적 징병제를 대안으로 언급해왔다. 스웨덴처럼 여성도 징집 대상에 포함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스웨덴도 냉전 종식 이후 징병제를 폐지했다가 2017년 재도입했다. 해마다 만 18세가 되는 남녀 약 10만명을 대상으로 체력·지능 등을 심사한 뒤 수천 명만 군인으로 선발한다.
그러나 올라프 숄츠 총리가 연방군 인력에 대해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하는 등 연립정부 안에서부터 징병제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국방부가 한발 물러서자 오히려 야당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중도보수 성향 기독사회당(CSU)의 마르쿠스 죄더 대표는 "당내 좌파에게 무릎 꿇은 거냐"며 피스토리우스 장관을 비난했다. 이 당 청년조직 대표인 요하네스 빙켈은 "운전면허 보너스로 국방력을 복원한다는 건 우스운 얘기"라고 말했다.
인센티브만으로는 목표한 병력 충원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지언론 디차이트는 2015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당시 국방장관도 육아지원과 재택근무 등을 내세워 입대를 독려했지만 비웃음만 사고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dad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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