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적 연준, 외국인 매도세에 코스피 3주 연속 하락
매크로 불확실성 지속…미국 5월 고용지표·내주 6월 FOMC 대기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지난주 국내 증시는 강해진 금리 압박과 대장주 삼성전자의 부진 속에 또다시 하락했다.
주초 엔비디아발 훈풍에 반짝 상승했지만 미국 국채 수요 부진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통화긴축선호) 메시지가 찬물을 끼얹었다.
금주도 불확실한 매크로(거시경제) 환경에 대한 불안감이 계속되면서 증시가 박스권에서 등락하는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금리, 환율 안정과 함께 코스피가 2,600대 초반에서 지지선을 확인한 뒤 반등을 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일 연합인포맥스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코스피는 2,636.52로 전주보다 51.08포인트(1.90%) 내려 3주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앞서 전주 매파적으로 해석된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이어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에 금리인하 기대가 후퇴하고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4.6%대로 뛰면서 투자심리가 냉각됐다.
지난주(27~3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3조2천357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2조4천171억원, 8천31억원을 순매수했으나 지수 방어엔 역부족이었다.
지난 29~30일 이틀간 외국인이 순매도한 코스피200 선물도 2조원이 넘었다.
업종별로는 게임주가 부진한 서비스업(-3.47%), 창사 후 첫 파업 소식이 전해진 삼성전자가 포함된 전기전자(-3.33%)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운수장비(-3.29%), 의약품(-2.84%) 등 다수가 약세였다.
반면 이익 모멘텀에 주주환원 및 성장 기대감이 겹쳐 외인 매수세가 몰린 기계(5.34%)는 강세를 이어갔다. 섬유의복(2.86%), 운수창고(1.77%), 보험(1.08%)도 올랐다.
코스닥 지수는 839.98로 전주 대비 0.57포인트(0.06%) 반등하면서 3주간 이어진 하락세에서 벗어났다.
증권가에선 금주에도 미 연준 통화정책의 불확실성과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운 미 경제지표로 인해 증시가 일정한 방향성을 띠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에서는 금리인하 지연 우려와 경기침체 우려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며 "미국 경기 상황에 대한 일관되지 못한 정보는 투자자들의 금융시장 예측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주 미국 제조업 지수와 고용보고서까지 중요한 경제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다"며 "현재까지 시장 컨센서스에 따르면 혼재된 결과로 인해 통화정책에 명확한 방향성을 부여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
이런 가운데 오는 11~12일(현지시간) 열리는 6월 FOMC 회의를 앞두고 연준 위원들이 발언을 자제하는 '블랙아웃' 기간이어서 경제지표에 대한 시장의 민감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지난 1월과 4월에도 금리 상승으로 증시가 2주 이상 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경험이 있다"며 "금리의 하락 반전을 마냥 기다리긴 불안한 부분이 없지 않다. 단기적으로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증시는 낙폭을 키우는 가격조정보다는 기간조정 양상을 보이며, 주 후반(7일) 공개될 미국 5월 고용지표와 다음 주 열릴 6월 FOMC 회의를 지켜보면서 방향을 모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환 연구원은 "최근 증시가 경기침체 또는 금리 인상 중 어느 한 가능성을 크게 불안해 한다기보다는 1분기 실적 시즌을 거치며 상승한 주가에 대한 조정 빌미를 찾는 것으로 보인다"며 "증시 조정폭이 크게 확대되기보단 차익실현 매물 소화 후 다시 상승을 타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강재현 연구원은 "3일과 7일 예정된 미 5월 제조업 지수와 고용지표 모두 금리하락의 재료로 작용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고 말했다.
지난주 말(31일) 발표된 미국 4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시장 예상치에 대체로 부합했으나, 인플레이션 둔화에 별다른 진전이 없다는 분석에 시장에선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올해 들어 가장 큰 폭(1.51%)으로 올랐으나, 나스닥지수는 장중 낙폭을 줄여 약보합(-0.01%)으로 마감했다.
코스피는 2,600대 초반에서 지지력을 확보한 뒤 반등을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 급락을 야기한 채권금리, 달러화가 하향 안정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통화정책 불안심리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상당 부분 선반영된 만큼 악재보다 호재에 민감해질 수 있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또 중국의 5월 수출입 모멘텀이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 한국 수출이 상승세를 이어가는 점도 국내 증시의 수급 개선에 우호적 분위기를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한국 주력 산업의 수출 모멘텀이 유지되는 가운데 오는 5일 인텔 AI(인공지능) 서밋 전후로 반도체 섹터의 반등이 기대된다"며 "금주 국내 증시는 미국 경기둔화에 따른 투심 위축이 계속되겠지만 반도체 섹터의 반등으로 강보합세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금주 코스피 전망치를 2,580~2,700으로 제시했다.
금주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일정(한국 기준)은 다음과 같다.
▲ 3일 미국 5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 중국 5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 4일 미국 4월 제조업 수주, 한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 5일 미국 5월 ISM 서비스업지수
▲ 6일 미국 4월 무역수지, 유럽중앙은행(ECB) 6월 통화정책회의, 한국 현충일 휴장
▲ 7일 미국 5월 고용보고서, 중국 5월 수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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