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영향 제한적…세계 식량위기 우려는 완화"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중국이 법적 강제성을 동원해 식량안보를 지키기 위한 '식량안보보장법'(이하 식량안보법)이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지난해 12월 공표된 식량안보법은 총 11장 74조로 구성돼 있으며, 생산부터 저장, 유통 및 가공까지 식량 공급의 전 과정을 다루고 있다.
곡물 가공 사업자는 관련 산업표준을 준수해야 하고 제품 품질과 안전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특히 농지의 다른 용도 전환 및 음식물 낭비 방지 등과 함께 위반시 처벌 규정도 포함됐다.
법을 위반한 단체와 개인에게는 2만~200만위안(약 380만~3억8천만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로이터통신은 세계 최대 농산물 수입국인 중국이 이 법을 통해 해외 식량 의존도를 낮춰 '절대적 자급자족'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 3월 보고서를 통해 "식량안보법은 법률적인 강제를 통해서라도 식량안보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겠다는 의지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식량안보법이 국내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했다.
전형진 선임연구위원은 "식량안보 확보를 위한 곡물 수출 통제 가능성을 고려해볼 수 있으나, 우리나라의 중국산 곡물 수입량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중국산 곡물 수입량은 449만t으로 역대 최고치에 달했던 2007년 중국이 세계 식량 위기를 계기로 곡물 수출을 통제하기 시작하면서 2021~2023년 연평균 20만t으로 급감했다.
다만, 법 시행으로 중국발 세계 식량 위기 우려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원은 내다봤다.
전 연구위원은 "세계는 인구 대국인 중국이 고속 성장하는 과정에서 식량이 부족해져 국제시장에서 대규모 곡물을 수입하고, 이에 따른 국제 곡물 가격 상승으로 시장의 불안정성이 야기되고 그 피해가 결국 개발도상국에 전가되는 중국발 세계 식량 위기 발생 가능성을 우려했다"면서 이같이 전망했다.
식량안보법은 2012년 중국 정부가 제정에 나섰으나 공표되지 못했고, 2018년 9월 현 법률명으로 변경돼 추진된 뒤에도 한동안 지지부진했으나 코로나19 사태 때 세계적으로 식량안보 이슈가 부상하자 법제화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anfou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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