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열기 식혀라…액침냉각 시장 일제히 뛰어든 정유업계

입력 2024-06-02 11:47  

데이터센터 열기 식혀라…액침냉각 시장 일제히 뛰어든 정유업계
연평균 21.5% 성장 전망…SK엔무브, 실증서 전력 37% 절감 확인
GS칼텍스 제품 출시…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도 사업 '만지작'



(서울=연합뉴스) 한지은 기자 =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달아오른 데이터센터의 열을 식히는 '액침냉각'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전자기기를 냉각하는 액침냉각유는 전기가 통하지 않는 일종의 윤활유로, 전통적으로 윤활유 사업을 이어오던 국내 정유업계가 액침냉각 사업에 일제히 뛰어드는 모양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초로 윤활유 사업을 시작한 SK엔무브는 액침냉각 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출, 대규모 투자와 개발을 진행 중이다.
SK엔무브는 지난 2022년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시스템 전문기업인 미국 GRC에 2천500만달러(약 324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하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어 작년 하반기 SK엔무브의 냉각유와 GRC의 설비로 4개월간 SK텔레콤의 장비를 시범 운용해 기술 검증에 성공했다.
실증에서 기존 공기냉각 대비 냉방 전력의 93%, 서버 전력의 10% 이상을 줄여 전체 전력 사용량의 37%를 절감하는 효과가 확인됐다.
검증된 액침냉각 시스템은 올해 중 SK텔레콤 인천사옥에 있는 AI 전용 데이터센터에 적용될 전망이다.
SK엔무브는 수조형 액침냉각에 이어 올해 2월 정밀 액체냉각에 적합한 플루이드 개발에 들어가는 등 다양한 제품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11월 액침냉각유 '킥스 이머전 플루이드 S'를 출시하며 열관리 시장에 진출했다.
협력업체와 실증 평가를 통해 해당 제품이 데이터센터 서버의 안정적 구동과 열관리에 성능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GS칼텍스는 전기차(EV), 배터리 기업과도 협력해 분야별로 특화된 액침냉각 제품 개발을 진행 중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초기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EV용,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 맞는 액침냉각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쓰오일(S-OIL)도 올해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액침냉각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에쓰오일 측은 "글로벌 액침냉각 시장은 데이터센터와 ESS 등 전방 산업의 폭발적 성장이 예상되며, 당사도 윤활유 설비 및 규모 측면의 차별적 경쟁력을 고려해 액침냉각 시장에서 적극적인 사업 기회를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완공한 서울 마곡 기술개발(TS&D)센터에 꾸려진 윤활R&D팀을 주축으로 액침냉각 관련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개별 데이터센터의 요구사항을 충족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제품 라인업을 구비하고 실증 평가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4대 정유사 중 하나인 HD현대오일뱅크도 액침냉각 사업 참여를 검토 중이다.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액침냉각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각도로 사업 전망을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퓨처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액침냉각 시장 규모는 2022년 3억3천만달러(약 4천400억원)에서 2032년 21억달러(약 2조8천억원)까지 연평균 21.5% 성장할 전망이다.
writer@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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