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색 스프레이로 '화장실' 영어단어 낙서…日 경찰 추적
(도쿄·베이징=연합뉴스) 경수현 정성조 특파원 = 한 남성이 일본 도쿄 야스쿠니신사에 빨간색 스프레이로 낙서를 해 일본 경찰이 추적 중인 가운데, 중국 외교부는 일본이 침략 역사를 직시·반성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사건에 관한 질문에 "강조하고 싶은 것은 야스쿠니신사는 일본 군국주의가 대외에 발동한 전쟁의 정신적 도구이자 상징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마오 대변인은 "일본은 응당 침략 역사를 직시·반성하는 입장 표명과 약속을 성실히 지키는 실제 행동으로 아시아 이웃 국가와 국제 사회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시에 나는 외국에 있는 중국 공민(시민)에 현지 법규를 준수하고, 이성적으로 요구를 표현하라는 점을 다시금 일깨워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경찰은 지난 1일 야스쿠니신사 이름이 새겨진 신사 입구 돌기둥에 빨간색 스프레이로 화장실을 뜻하는 영어 단어 'toilet'을 쓴 남성을 추적 중이다.
낙서가 발견된 날 중국 소셜미디어(SNS) 플랫폼인 샤오훙수(小紅書)에는 한 남성이 야스쿠니 신사 돌기둥에 빨간색 스프레이로 낙서하고 소변을 보는 듯한 모습이 찍힌 동영상도 올라왔다.
이 남성은 동영상에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에 대한 저항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일본 경찰은 이 남성을 낙서 용의자로 보고 기물손괴 등 혐의로 수사에 나섰다.
다만 이날 일본 교도통신은 수사 관계자를 인용, 낙서 용의자가 이미 중국으로 출국했다고 전했다.
일본 우익 성지로 대내외 주목을 받아온 야스쿠니신사는 과거에도 낙서나 폭발 등 여러 사건이 발생한 곳이다.
야스쿠니신사는 메이지유신 전후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일제가 일으킨 여러 전쟁에서 숨진 246만6천여명의 영령을 추모하는 시설로,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 14명도 합사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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