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中 동원 평화회의 방해" 젤렌스키 주장에 반박…"패권주의는 中 외교 스타일 아냐"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중국이 러시아 편에 서서 이달 스위스에서 열릴 '우크라이나 평화회의'를 방해하고 있다고 비난한 가운데, 중국은 회의에는 불참하지만 그것이 평화를 바라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일 브리핑에서 "평화회의 소집에 대한 중국 입장은 공평·공정하고, 어떤 한 당사자를 겨냥하고 있지 않으며, 당연히 이번 회의 역시 겨냥하지 않는다"면서 "중국 참여 여부는 완전히 회의에 대한 자기 판단에 기초한 것으로, 관련 각 당사자가 중국 입장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마오 대변인은 "(중국이) 평화회의를 지지하는지 여부는 개별 국가나 특정 회의에 판단을 맡겨서는 안 된다"면서 "중국은 충심으로 평화회의가 진영 대결을 만드는 플랫폼으로 변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그는 "회의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결코 평화를 지지하지 않음을 의미하지 않고, 개별 국가가 설령 회의에 참가하더라도 꼭 휴전을 희망하는 것은 아닐 수 있다"며 "관건은 실제 행동을 봐야 한다는 것이고, 사실이 증명하는 바 평화와 협상 촉구에서 중국은 가장 결연하고 적극적이었다"고 주장했다.
마오 대변인은 중국이 평화회의의 '중요 요소'로 ▲ 러시아-우크라이나 양측의 인정 ▲ 각 당사자의 평등한 참여 ▲ 모든 평화 방안에 대한 공평한 토론을 지목해왔는데, 이번 회의가 이 세 가지를 실현하기 어려울 것 같아 참여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2일 싱가포르 제21차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러시아는 중국의 영향력과 외교관까지 동원해 평화회의를 방해하기 위한 모든 것을 하고 있다"며 "중국 같은 독립적인 강대국이 푸틴의 도구라는 것이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이날 마오 대변인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지적에 대한 입장을 묻는 별도 질문에는 "우리는 처음부터 이번 회의를 중시해왔고, 줄곧 스위스·우크라이나 등 관련 당사자와 긴밀한 소통을 유지했다"면서 "스위스 외교부도 5월 31일 공개적으로 이를 높이 평가했다는 점에 주목한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는 또한 우크라이나와의 관계를 매우 중시한다"며 "우크라이나 위기가 격화한 이래 중국과 우크라이나는 계속 소통·협력을 유지하고 있고, 중국은 여전히 우크라이나 최대의 무역 상대이며, 우크라이나 주재 우리 대사관 역시 시종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했다.
마오 대변인은 "평화회의에 관한 중국 입장은 공평·공정하고, 패권주의와 강권정치를 하는 것은 중국의 외교 스타일(風格)이 아니다"라면서 "중국 입장은 공개적이고 투명하며 다른 국가를 향해 압력을 가하는 상황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중국 외교부는 러시아가 사용하는 무기에 중국에서 온 부품이 쓰였다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선 "중국은 교전 당사자에 무기를 제공하지 않고, 엄격히 이중용도(군수용과 민수용으로 모두 사용 가능) 품목을 통제하고 있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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