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 바이든 재판 본격 시작…바이든 "사건 자체에는 발언 안할 것"
특검, 전처·형수 불러 '가족사' 조명 전망…차남 리스크 현실화 가능성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차남 헌터의 총기 불법 소유 혐의 재판이 본격 시작된 3일(현지시간) "나는 내 아들에 무한한 사랑과 신뢰, 그의 강인함에 대한 존경심이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나는 대통령이지만 또한 아버지이기도 하다. 내 아내와 나는 우리 아들을 사랑하며 오늘의 그가 자랑스럽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어려움에 직면하고 (중독에서) 벗어날 때 헌터가 보여준 회복력과 강인함은 우리를 고무시킨다"면서 "많은 가족이 중독을 극복한 식구들이 있으며 그들은 우리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나는 대통령으로서 계류된 연방 사건에 대해 발언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주말 델라웨어주 레호보스 해변의 별장에 체류하면서 공개적으로 같이 자전거를 타는 등 헌터와 시간을 보냈다.
한편 헌터 바이든은 이날 오전 재판을 위해 델라웨어주 윌밍턴 연방법원에 도착했다.
헌터에 이어 질 바이든 여사가 15분 정도 뒤에 비밀경호국(SS)의 경호를 받으면서 법정에 왔다고 AP통신 등 미국 언론이 전했다. 여동생인 애슐리 바이든도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자신의 자서전에서 마약 중독 사실을 밝힌 헌터 바이든은 2018년 10월 12∼23일 불법으로 권총을 소지한 혐의로 데이비드 웨이스 특별검사에 의해 지난해 기소됐다.
마약 중독자의 총기 구매는 금지돼 있는데 헌터 바이든은 총기 구매 시 작성하는 연방 서류에 마약 투약을 하지 않고 있다고 허위로 작성했다는 것이 기소 이유다.
헌터 바이든의 혐의는 최고 25년의 징역형과 75만달러의 벌금이 내려질 수 있으나 폭력적 상황에 연루되지 않은 초범이 심각한 수준의 징역형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재판은 이날 배심원 선정 절차와 함께 시작됐다.
애초 5일까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됐던 배심원 선정은 이날 완료됐다.
배심원으로는 남성 7명, 여성 5명 등 모두 12명이 뽑혔으며 예비 배심원으로 4명이 별도로 선정됐다고 CNN 등이 보도했다.
배심원단에는 마약 중독으로 친구를 잃은 여성, 대마초를 피우는 사람의 총기 소유가 허용돼야 한다고 보는 남성 등이 들어가 있다. 배심원단의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배심원 선정이 완료되면서 4일부터는 검사와 변호사의 모두 진술 등 재판이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재판은 총 2주가량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3주가 걸릴 수도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헌터 바이든의 이번 사건은 공화당이 하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와는 무관하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의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 추문 입막음 돈 사건으로 유죄 평결을 받은 직후에 진행되는 헌터 바이든 재판은 시기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에게 좋지 않다는 평가다.
나아가 재판 과정에서 복잡한 가족·개인사가 드러나면서 바이든 일가의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이른바 차남 리스크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검은 11~12명의 증인 출석을 예상하며 여기에는 헌터 바이든의 전처 케이틀린, 형 보 바이든이 죽은 뒤 헌터 바이든과 교제했던 형수 할리 등이 포함돼 있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한편 헌터 바이든은 탈세 혐의로도 기소됐으며 해당 재판은 9월 로스앤젤레스(LA)에서 진행된다. 이 혐의는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으로 재임하던 때 헌터 바이든이 우크라이나 에너지기업 부리스마 홀딩스 임원으로 영입돼 거액을 받았다는 의혹과 맞물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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