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위 임기 내 마무리하려 수도 이전 서둘러…확실한 투자자 아직도 못 찾아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오는 8월 수도 이전을 공식 선포할 예정인 인도네시아가 신수도청 장관과 차관을 교체했다.
이에 대해 현지 언론은 계획과 달리 신수도 건설 속도가 더뎌 이들이 교체된 것으로 보인다며 신수도 이전이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일간 콤파스에 따르면 전날 프락티노 인도네시아 국가사무처 장관은 기자회견을 열어 신수도청 밤방 수산토노 장관과 도니 라하조에 차관이 사임했다며 이 자리에 바수키 하디물요노 공공사업주택부 장관과 라자 줄리 안토니 농지공간기획부 차관을 각각 임명했다고 밝혔다.
프락티노 장관은 조코 위도도(조코위) 대통령이 신수도 개발 가속을 원해 신수도청 장·차관을 교체했다며 두 사람이 이미 몇 주 전에 조코위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오는 8월 17일 독립기념일 행사를 수도 자카르타가 아닌 칼리만탄섬에 건설 중인 신수도 누산타라에서 열고 신수도 시대 개막을 선포할 계획이다.
또 연내 정부 부처 일부와 공무원 1만 2천명을 이주시킬 계획이다.
하지만 여전히 관련 인프라 구축이 이뤄지지 않아 인도네시아 내에서는 신수도가 정상적으로 가동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시각이 많다.
현지 언론과 전문가들은 조코위 대통령이 오는 10월까지인 자기 임기 내 수도 이전이라는 업적을 이루려고 사업을 무리하게 끌고 간다고 지적한다.
특히 총사업비(320억 달러·약 44조원)의 80%를 민간 투자로 마련한다는 계획에도 불구하고 아직 확실한 투자자를 확보하지 못 해 자금난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인도네시아 경제법률연구센터(CELIOS)의 비마 유디스티라 사무국장은 신수도 사업을 구혼자에게 하룻밤 사이 1천개의 사원을 지어달라고 요구했던 인도네시아 공주 설화 '로로 종그랑'에 비유하며 "사업을 너무 서두르다 보니 신수도청 장·차관이 압박 받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현지 언론은 또 신수도 토지 보상과 소유권 문제가 투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인도네시아 정부는 신수도 사업을 위해 신수도 건설지 인근 지역에 살던 주민 200명에게 퇴거 통보를 내리면서 주민과 인권 단체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또 신수도 부지 소유권도 명확하게 결론 내리지 않아 투자자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이에 신수도청 장관을 맡게 된 바수키 장관도 "매매든 임대든 토지 조건을 명확히 해 투자자들이 신수도 프로젝트 참여를 주저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인도네시아 국제전략연구센터 아리아 페르난데스 연구원은 "이번 인사로 많은 이들이 신수도 프로젝트에 의문을 갖게 될 것"이라며 "민간 투자가 여전히 부진한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가 문제"라고 말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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