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독일 축구 대표팀 구성의 선호도를 묻는 조사를 두고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졌다.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독일 ARD 방송은 최근 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대표팀에 백인이 더 많아야 하냐고 물었다.
그렇다고 답변한 이들은 전체 응답자의 21%를 차지했다.
이번 조사는 축구와 다양성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조사 취지와는 별개로 질문 자체가 여론의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당장 독일 대표팀 내부에서 불쾌하다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미드필더 요주아 키미히(바이에른 뮌헨)에 이어 율리안 나겔스만 대표팀 감독까지 설문조사를 인종차별로 규정했다.
나겔스만 감독은 "질문이 제정신이 아니다"며 "전쟁, 경제적 이유, 환경적 재앙 때문에 도망쳐와야 했던 사람들이 유럽에 많다"고 말했다.
독일 축구 대표팀에는 과거 수십 년과 비교할 때 더 다양한 배경을 지닌 선수들이 선발되고 있다.
튀르키예 출신 부모를 둔 주장 일카이 귄도안(바르셀로나), 부친이 세네갈 출신인 레로이 자네(바이에른 뮌헨) 등이 현재 스타 라인업을 빛낸다.
ARD는 팬들 5명 중 1명이 백인이 더 많은 전열을 원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칼 발크스 ARD 스포츠 국장은 "결과가 그 자체로 실망스럽지만 이 또한 현재 독일의 사회상이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발크스 국장은 "스포츠가 우리 사회에서 중요할 역할을 한다"며 "국가대표팀은 통합의 강력한 모범"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정보당국 통계에 따르면 독일은 독일계 85.4%, 튀르키예계 1.8%, 우크라이나계 1.4%, 시리아계 1.1% 등으로 구성된다.
최근 수년간 독일에는 중동, 우크라이나, 아프리카 등지에서 전쟁, 극단주의 폭력, 빈곤을 피해 유입되는 난민이 급증했다.
독일 정부는 경제성장 동력의 하나로 이민자들을 포용하면서 다양성 보장과 사회통합의 딜레마를 풀기 위한 정책적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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