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첫 연방상원의원 도전…美매체 "金, 무난히 민주당 후보 될 듯"
'뇌물수수 혐의' 현직 메넨데스 의원도 무소속 본선출마 예정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한국계로는 처음으로 미국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도전장을 던진 앤디 김 연방 하원의원의 민주당 후보 지명 여부를 가릴 뉴저지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4일(현지시간) 개시됐다.
유력 경쟁 후보가 일찌감치 자진사퇴한 상황이어서 김 의원이 민주당 후보로 무난하게 선출될 것으로 미 매체들은 내다봤다.
미 뉴욕타임스(NYT)와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뉴저지주는 이날 예비선거를 열고 오는 11월 연방 상원의원선거 본선에 출마할 민주당과 공화당 후보를 각각 선출한다.
김 의원은 지난해 9월 현역 의원인 밥 메넨데스 상원의원이 뉴저지주 사업가들에게 현금과 금괴 등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직후 연방 상원의원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한 바 있다.
김 의원은 미국 뉴저지주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하원의원 3선 고지에 오른 한국계 정치인이다.
이날 예비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선출되고, 오는 11월 본선에서 승리한다면 처음으로 연방 상원에 진출하는 한국계 미국인이 된다.
김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상원의원에 출마하기 위해 오늘 투표용지에 겸허한 마음으로 이름을 올렸다"며 "20년 전 처음 공직에 들어섰을 때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지만, 여전히 우리가 이 나라를 치유하고 망가진 것을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민주당 예비선거에는 김 의원 외에 로런스 햄 후보, 파트리샤 캄포스-메디나 후보 등 3명이 출마했다.
미 연방선거위원회(FEC) 공시에 따르면 캄포스-메디나 후보의 선거 모금액은 43만달러, 햄 후보의 모금액은 25만달러로, 김 의원(787만달러)에 크게 못 미친다.
더힐은 "선두 주자인 김 의원이 지지층을 결집하며 무난히 후보로 지명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내다봤다.
이번 예비선거부터 지역별 당 지도부가 지지하는 후보들을 투표용지에 가장 잘 보이는 위치에 일렬로 모아 놓는 이른바 '카운티 라인 시스템'을 폐지한 것도 김 의원의 우위에 무게를 더하는 요인이다.
김 의원은 이 같은 카운티 라인 투표용지가 비민주적이고 헌법 정신에 반한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연방 법원은 카운티 라인의 사용을 금지해달라는 김 의원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앞서 김 의원의 유력 경쟁 후보였던 태미 머피 후보는 지역별 당 지도부의 지지를 대거 얻어냈지만, 남편인 필 머피 주지사의 후광 덕이라는 논란 속에 지지율 정체로 결국 지난 3월 후보직에서 사퇴했다.
한편 김 의원이 민주당 후보로 선출되더라도 11월 본선 승리까지는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뉴저지주 연방상원 의석은 1972년 이후 50여년 간 민주당이 석권해왔지만, 메넨데스 현 의원이 11월 본선에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민주당 표를 잠식할 가능성이 커졌다.
메넨데스 의원은 2006년 이후 20년 가까이 뉴저지주를 대표해 연방 상원의원을 지냈다. 지난해 기소 후 당내에서 의원직 사퇴 압력을 받았지만 무죄를 주장하며 현재까지 현직을 유지하고 있다.
뇌물수수 혐의 등 재판이 현재 한 달째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서 진행 중인 가운데 이달 중 1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p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