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레바논 주택가에도 '악마의 무기' 백린탄 투하"

입력 2024-06-05 16:08   수정 2024-06-05 17:16

"이스라엘, 레바논 주택가에도 '악마의 무기' 백린탄 투하"
국제인권단체 HRW "5곳은 인구밀집지역…민간인 심각한 위험"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5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를 공습할 때 백린탄을 광범위하게 사용해 민간인들을 심각한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HRW는 이날 보고서에서 "2023년 10월 이후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의 최소 17곳에서 백린탄을 사용한 것을 확인했다"며 이중 5곳은 인구 밀집 주거지역이라고 지적했다.
HRW는 백린탄 투하로 민간인들이 거주지에서 쫓겨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을 시작한 이후 하마스를 지지하는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무력 충돌을 빚고 있다.
헤즈볼라의 로켓과 미사일 공격에 맞서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거점인 레바논 남부를 공습하는 방식이다.

백린탄은 발화점이 낮은 백린을 이용해 대량의 연기와 화염을 내뿜도록 만든 무기로 연막탄이나 소이탄으로 사용된다.
투하 지점을 중심으로 군인과 민간인을 가리지 않고 광범위한 피해를 주는 살상력 탓에 전쟁범죄 우려를 사는 무기다.
백린탄의 불꽃이 몸에 닿으면 뼈까지 타들어 가고, 생존하더라도 감염이나 장기기능 장애 등을 겪을 수 있어 '악마의 무기'로 불린다.
AFP 통신은 작년 10월과 올해 4월 사이에 자신들이 레바논 남부 국경을 따라 최소 10차례에 걸쳐 찍은 사진에 문어 같은 연기 기둥이 보이는 데 이는 백린탄과 일치한다고 보도했다.
AFP는 최소 8개의 다른 장소에서 촬영했으며 주택과 가까운 곳에서도 여러 차례 찍었다고 설명했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 위기팀의 브라이언 캐스트너 무기조사관은 "민간인 거주 지역에 백린탄을 사용하는 것은 무차별적 공격이 될 수 있고 이는 국제 인도주의법 위반"이라며 "민간인이 다치거나 죽는다면 전쟁범죄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군이 지난해 10월 레바논 남부 두하이라 공습 때 백린탄을 투하해 민간인 9명이 다쳤다고 당시 국제앰네스티가 전했다.
당시 이스라엘군은 백린탄 사용이 연막을 피우기 위한 것으로, 특정 목표물을 겨냥한 것이 아니며 국제법을 준수하고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kms123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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