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신 증명서·연봉 서류 제출해야…AI로 어울리는 상대 '매칭'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 47개 광역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이 1명 아래로 떨어진 도쿄도가 미혼 남녀를 소개해 주는 '만남 앱'을 자체 개발하고 있다.
5일 현지 공영방송 NHK와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쿄도는 지난해 12월 시험적으로 선보인 이 앱을 올여름께부터 본격 가동한다.
이 앱을 이용하려면 성명, 생년월일, 최종 학력, 연봉 등의 정보를 입력해야 한다.
아울러 사진이 있는 신분증, 지자체가 발행한 독신 증명서, 연봉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 등을 제출해야 한다.
결혼을 염두에 둔 만남인 만큼 이에 성실하게 임하겠다는 서약서에도 서명해야 한다.
이러한 정보를 기재한 이용자가 원하는 조건을 제시하면 인공지능(AI)이 어울릴 것으로 판단한 상대를 골라 소개해 준다.
도쿄도는 다양하고 구체적인 정보를 요구하는 이유로 범죄 연루, 허위 기재에 따른 문제 발생 차단을 들었다.
도쿄도 관계자는 "관심이 있지만 결혼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면 지원하고자 한다"며 "기존 앱에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이 안심하고 결혼 활동의 한 걸음을 내딛기 바란다"고 말했다.
아사히는 "저출산으로 결혼 활동을 독려하는 지자체는 많지만 만남 앱을 운영하는 곳은 드물다고 한다"며 도쿄도가 앱 유료화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이날 발표한 2023년 '인구동태통계'에서 전국 합계출산율은 역대 최저인 1.20명이었고 도쿄도는 작년보다 0.05명 하락한 0.99명이었다.
도쿄도 합계출산율은 2003년에도 1.0명 아래로 떨어졌으나 반올림해서 공표하는 관행 때문에 1.0명으로 발표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도쿄도 출산율이 낮은 배경으로 비혼과 만혼 경향, 비싼 주택 가격과 교육비 등을 들었다.
도쿄도 거주자가 50세에 결혼하지 않을 확률은 남성이 32.2%, 여성이 23.8%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닛케이는 "(도쿄에서는) 주택이 좁고 가격도 급등한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며 "결혼해 아이가 생겨도 도쿄 바깥쪽으로 이사하는 사례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전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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