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죄 평결' 이후 트럼프측 "불에는 불" 노골적 언급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오는 11월 미국 대선 공화당 후보 자리를 확보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유죄 평결' 이후 본인과 측근들로부터 상대 진영을 겨냥한 노골적인 '사법 보복'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보수 성향 방송 뉴스맥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말한다. (전직) 대통령의 부인이자 전직 국무장관을 감옥에 넣는 것이 정말로 나쁠까, 정말로 끔찍할까"라며 자신이 승리한 2016년 대선에서 맞붙었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겨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러나 그들(지지자들)은 그것을 하길 원한다"면서 그들(클린턴 전 장관을 포함한 정적들)에게 (감옥행이) 일어날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고 말했다.
자신이 백악관에 재입성하면 클린턴 전 장관이 사법처리될 수 있음을 시사한 발언으로 미국 매체들은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TV토론 때도 '이메일 스캔들'(국무장관으로서 기밀 사항을 담은 업무 관련 소통을 하면서 개인 이메일을 사용한 일)로 곤욕을 치른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처벌을 언급했지만 집권 기간 클린턴 전 장관은 기소되지 않았다.
그리고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들은 각지의 검찰 등에 몸담고 있는 공화당원들에게 민주당 인사들을 표적 수사·기소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5일자 뉴욕타임스(NYT) 기사에 따르면 스티븐 밀러 전 백악관 선임보좌관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공화당원들이 장악한 하원의 모든 위원회가 소환 권한을 사용하고 있는가? 공화당 소속인 모든 검사가 필요한 수사를 다 하고 있는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화당 정치와 권력의 모든 측면이 마르크스주의에 정면으로 맞서고, 이들 공산주의자를 물리치는 데 사용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는 NYT에 보낸 메시지에서 "지금은 이름없는 전국의 공화당 검사들이 민주당원을 기소함으로써 이름을 날려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 후보군의 한 명으로 거론되는 마코 루비오 연방 상원의원(공화·플로리다)은 지난달 31일 엑스(X·옛 트위터)에 "지금은 불에 맞서 불로 싸워야 할 때"라고 썼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 추문 입막음 돈 지급 관련 의혹 사건 형사재판의 배심원단은 지난달 30일 트럼프 전 대통령에 제기된 34개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라고 평결했다.
유무죄의 결정 권한을 가진 배심원단이 유죄를 결정함에 따라 재판 담당 판사인 후안 머천 판사는 오는 7월11일 형량을 선고하기로 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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