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니 "이주민, 8월부터 보낸다…유럽의 모델로 떠올라"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5일(현지시간) 알바니아를 방문, 이곳에 건설 중인 이주민 처리 센터가 8월 1일부터 운영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 일간지 일파토쿼티디아노에 따르면 멜로니 총리는 이날 알바니아 수도 티라나에서 북서쪽으로 약 70㎞ 떨어진 셴진 항구의 이주민 센터 건설 현장을 둘러본 뒤 에디 라마 알바니아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에 나섰다.
그는 "이주민 센터 2곳은 8월 1일부터 운영될 것"이라며 "이번 합의는 유럽의 모델이 되고 있다.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중 15개국이 EU 집행위원회에 이탈리아 모델을 따를 것을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프로젝트의 가장 유용한 요소는 유럽으로 향하는 불법 이주민을 억제할 수 있는 특별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이탈리아 국민은 우리에게 도움을 주려는 알바니아 정부와 국민에게 감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멜로니 총리와 라마 총리는 지난해 11월 이주민 협정을 체결하고 이탈리아에 들어온 이주민을 임시 수용하는 센터 두 곳을 알바니아에 짓고 있다.
셴진 센터로 보내진 이주민은 최대 28일이 걸리는 망명 신청 심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이곳을 벗어날 수 없다. 송환 대상이 되는 이주민은 셴진의 북쪽 자더르 센터로 보내진다.
셴진 센터는 최대 3천명을 수용할 수 있어 이탈리아는 이를 통해 알바니아에서 연간 3만6천명의 망명 신청을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두 센터 모두 이탈리아 정부가 관할하며 알바니아는 외부 보안을 담당한다.
멜로니 총리의 알바니아 방문은 유럽의회 선거(6∼9일)를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 불법 이주민 문제가 이번 선거의 주요 이슈로 부각되는 상황에서 정책 성과를 홍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그는 알바니아와 맺은 이주민 협정을 수년간 EU를 괴롭혀온 불법 이주민 문제에 대한 혁신적인 해결책이라고 주장해왔다.
라마 총리는 다른 국가들로부터 비슷한 협정을 맺자는 제안을 많이 받았지만 모두 거절했다며 맞장구를 쳤다.
아드리아해를 사이에 둔 이탈리아와 알바니아의 이주민 협정과 관련해 국제 인권단체들은 '망명의 외주화'가 다른 유럽 국가로 확산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탈리아의 주요 야당들도 '이탈리아판 관타나모 수용소'라며 반발했다.
알바니아 야당 의원들은 이주민 협정을 저지하기 위해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으나 알바니아 헌법재판소는 합헌 결정을 내렸다.
changy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