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 출국 요청…"시진핑, 11월 페루 창카이항 개항식 참석 전망"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롤렉스 불법 수수 스캔들'로 정치적 위기를 맞은 디나 볼루아르테(62) 페루 대통령이 오는 23∼30일(현지시간) 중국을 찾아 시진핑(70)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라고 페루 대통령실이 5일 밝혔다.
엘코메르시오와 안디나통신 등 페루 현지매체에 따르면 페루 대통령실은 볼루아르테 대통령의 외국 방문을 위한 승인 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페루 헌법과 대통령 출국 권한을 규정한 관련 법률 등에 따르면 페루 대통령은 해외 출국을 위해선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한다.
페루 대통령실에서 발표한 방중 일정안에 따르면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홍콩으로 먼저 이동한 뒤 25일 선전을 찾아 비야디(BYD) 전기차 공장을 찾는다.
이어 상하이에서 중국 기업인을 상대로 한 콘퍼런스를 한 뒤 28일 베이징에서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할 계획이다.
일정 중간에는 페루에 건설 중인 창카이 항구 운영 주체인 중국 국유기업 코스코 해운(COSCO Shipping·中國遠洋海運) 고위급과 면담할 예정이라고 페루 대통령실은 덧붙였다.
엘코메르시오는 페루 대통령실을 인용, "11월 예정인 창카이 개항식에 시진핑 주석이 직접 참석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올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의장국인 페루는 11월 APEC 정상회의 개최 전 창카이항 완공을 위해 막바지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페루 정부는 볼루아르테 대통령 방중이 '아시아 거대국과의 경제협력 및 양자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국회 승인을 바라고 있다고 안디나통신은 전했다.
페루 국회는 대통령실 출국 요청에 대해 대체로 동의 결정을 하고 있지만, 볼루아르테 대통령의 경우엔 그간 외국 방문 일정과 그 성과에 대해 적지 않은 비판도 제기해 왔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으로 이스라엘에 자국민이 대피를 기다리는 상황에서 독일·이탈리아·바티칸을 찾은 것과 '경제 번영을 위한 미주 파트너십'(APEP) 정상회의에 참석차 방문한 미국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별다른 접촉 없이 '빈손'으로 귀국한 것 등이 그 대표적 상황이다.
특히 대통령 방미 전 페루 외교부는 "APEP를 계기로 볼루아르테 대통령이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양자 회담도 가질 것"이라고 국회에 보고했으나 결과적으로 이뤄지지 않았고, 당시 페루 외교부 장관은 '외교 참사'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뇌물수수, 측근 비위, 시위 강경 진압 등 의혹을 받는 페루 대통령의 지지율은 5% 안팎까지 떨어져 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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