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 모금 행사 참가자 공개 확대…자민당, 연립여당·野주장 수용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일본 집권 자민당이 '비자금 스캔들'을 계기로 마련한 정치자금규정법 개정안이 6일 중의원(하원) 본회의에서 자민당과 연립 여당인 공명당, 야당인 일본유신회의 찬성 다수로 가결됐다고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개정안은 참의원(상원)으로 넘겨져 오는 23일 종료하는 정기국회 회기 내에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정안은 정치자금 모금 행사인 '파티'에서 판매하는 '파티권' 구매자 공개 기준액을 현재 '20만엔(약 176만원) 초과'에서 '5만엔(약 44만원) 초과'로 낮췄다.
자민당은 애초 '20만엔 초과'에서 '10만엔 초과'로 내리는 안을 냈으나 자민당 총재인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와 면담을 통해 공명당 주장을 받아들여 기준을 강화했다.
자민당은 또 개정안에서 당이 의원에게 지급하는 정책활동비와 관련해서는 일본유신회 요구를 수용해 1건당 50만엔(약 440만원) 이하의 지출에 대해서도 10년 뒤 영수증을 공개하기로 했다.
아울러 의원 본인이 정치자금 수지 보고서 확인서를 의무적으로 작성하고 허위 기재 등으로 확인이 불충분한 것으로 나타나면 50만엔(약 44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자민당이 제출한 개정안에 기업과 단체 헌금 금지 등이 포함되지 않아 불충분하다고 비판하면서 참의원 논의 과정에서도 계속 문제를 제기할 방침이다.
개정안 추진 과정에서는 그동안 기시다 정권을 뒷받침해 온 아소 다로 자민당 부총재와 모테기 도시미쓰 자민당 간사장 등이 기시다 총리가 당과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공명당과 일본유신회에 양보했다고 비판했다.
자민당 아베파 등 일부 파벌은 정치자금 모금 행사를 주최하면서 파티권을 할당량 이상 판 소속 의원들에게 초과분 돈을 다시 넘겨주는 방식 등으로 오랫동안 비자금을 조성해 온 것이 지난해 말 드러났다.
이후 자민당은 비자금 스캔들에 연루된 의원 중 아베파 중진으로 활동했던 2명에게 '탈당 권고'라는 중징계를 내리는 등 총 39명에게 징계를 가하고 관련 법도 개정에 나섰다.
하지만 기시다 내각은 비자금 스캔들로 반년 넘게 '퇴진 위기' 수준인 10∼20%대 저조한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자민당은 비자금 스캔들 여파로 지난 4월 치러진 중의원 보궐선거에서 참패한 데 이어 지난달 시즈오카현 지사 선거에서마저 지면서 연전연패 중이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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