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항소법원이 바로잡지 않으면 제대로 된 나라 못될 것"

입력 2024-06-07 09:26   수정 2024-06-07 09:29

트럼프 "항소법원이 바로잡지 않으면 제대로 된 나라 못될 것"
유죄평결 후 처음 공개 유세…"나는 전쟁에서 벗어나게 했다"
바이든 우크라 지원 역설한 날 "국내에 돈 쓰겠다"며 쟁점화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자신의 재임 기간(2017∼2021년) 미국을 해외 전쟁에서 벗어나게 만들었다고 주장하며 "나는 돈을 우리나라 안에서 위대한 일에 쓰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과 11월 대선에서 맞붙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를 적극 지원하자며 '고립주의'를 경계한 것과 극적인 대조를 이룬 장면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대선 경합주인 애리조나주에서 열린 타운홀(유권자와의 직접 대화) 행사에서 국가안보 정책에 대해 질문받자 "그들(바이든 대통령 측)은 내가 3차대전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하고 싶어 했지만, 나는 전쟁을 하지 않는 쪽으로 '급진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대통령 재임 중 미국이) 전쟁에서 벗어나게 했다"며 "이슬람국가(IS)를 섬멸하고 시리아, 이라크에서의 전쟁에서 빠져 나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는 매우 재미있는 사례다. 우리는 수천억 달러(수백조 원)를 썼는데 유럽은 더 많이 비용을 대야 한다"며 "나는 (재임 중) 유럽 국가들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위해 더 많이 비용 부담을 하라고 요구했고, 그들은 훨씬 더 많이 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우리의 돈을 이 나라 안에서 위대한 일들을 하는 데 쓰길 원한다"며 고속도로 보수 등 인프라 정비에 재정을 적극적으로 쓰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프랑스를 방문 중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우리가 물러선다면 우크라이나는 정복당할 것이고 거기서 끝나지 않고 유럽 전체가 위협받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남부 국경을 통해 미국에 들어온 불법 이민자들에 대해 잠정적으로 망명 신청을 거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을 폄훼하면서 "(재집권하면) 취임 첫날 (남부) 국경을 닫고,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불법입국자) 추방 작전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을 포함, 자국민의 미국 불법 입국을 단속하지 않는 나라에 대해서는 관세로 보복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나는 전기차의 열성 팬이고, 일론(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열성 팬"이라고 밝히면서도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며 재집권시 바이든 대통령의 전기차 관련 강제규정을 폐지할 것임을 시사했다.
아울러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리는 상식에 기반해서 일을 할 것"이라며 "우리는 남성(트랜스젠더)이 여성 스포츠에서 뛰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며, 사람(외국인 불법 입국자)들이 우리나라로 몰려 들어오도록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바이든 행정부의 '약점'인 인플레이션 문제를 거론하면서 유명 민트 캔디 '틱택'(Tic Tac)의 큰 포장과 작은 포장 제품을 양손에 들어 보여 참석자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인플레이션 때문에 제품 내용물 양이 확 줄어들었다는 주장을 하기 위한 퍼포먼스였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성추문 입막음돈 지급 관련 사건으로 유죄 평결을 받은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유권자가 참석하는 공개 선거운동 행사에 나섰다.
이미 항소 계획을 밝힌 그는 "항소법원이 일을 바로 잡지 않으면 우리는 더 이상 (제대로 된) 나라를 가질 수 없을 것"이라며 법원을 압박하기도 했다.

jh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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