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 세분화·유대감 중시 경향"…하반기 쿠팡플레이-티빙 대전 예고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스포츠 중계 시장에 뛰어든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들이 젊은 스포츠 팬들을 겨냥한 종합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로 유료화에 대한 비판 허들을 넘어서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오리지널 콘텐츠 '쿠플픽'을 통해 K리그 중계에 최첨단 장비와 기술을 활용, 패스 분포도 등 분석 데이터를 제공하고 화려한 게스트와 함께 예능적 볼거리를 더해 전문성과 재미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보통 축구 중계방송은 전반 종료 후 하프타임 15분간 광고를 송출하지만 쿠플픽 경기는 경기 1시간 15분 전부터 프리뷰쇼를 방송하고 하프타임에는 하프타임쇼를 진행하는 등 시청 경험을 다각화하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또 시의성에 맞는 쿠플픽 게스트 선정, 축구 크리에이터 지원, 재치 있는 엔딩곡 선정, 실시간 채팅 기능 지원 등을 통해 스포츠 콘텐츠를 종합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로 진화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지난달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가 진행한 스포츠 스트리밍 유료화 인식 설문에서는 쿠팡플레이가 OTT별 서비스 만족도 부문에서 81%를 차지해 1위를 기록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는 K리그 흥행에 기여했다며 감사상을 수여했다.
티빙은 국내 프로야구 독점 중계와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흥행에 힘입어 지난달 28일 일간 시청 시간 부문에서 넷플릭스까지 제치고 OTT 업계 1위를 기록해 화제가 됐다.
지난 4월에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부문에서 쿠팡플레이를 제치고 8개월 만에 1위에 오르는 등 양사의 스포츠 콘텐츠 경쟁이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티빙은 시범경기 때와 달리 시즌 개막 후 안정적인 중계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으며, 투구의 초속·종속·회전 방향 등 통계 결과를 제공하고 4D캠으로 양 팀 투구자세를 비교하는 '투구 트래킹 데이터' 같은 콘텐츠로 야구팬들을 끌어모았다.
경기 한 시간 전부터 진행되는 프리뷰쇼부터 그날 경기를 캐스터와 패널이 함께 짚어보는 리뷰쇼, 홈플레이트 뒤편에서 생생한 분위기를 전하는 퇴근길 라이브도 인기를 얻었다.
쿠팡플레이와 티빙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Z세대 스포츠 팬덤은 단순 시청에 그치지 않고 세분된 콘텐츠를 원한다.
지난 1월 딜로이트가 스포츠 팬덤을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Z세대 스포츠 팬의 61%는 스포츠 콘텐츠를 다른 팬들과 함께 시청하며, 33%는 경기 중 실시간으로 팬들과 의견을 교환하기를 즐긴다.
단순 중계 시청을 넘어 특정 선수, 비하인드 스토리 등 다양하게 확장된 콘텐츠를 능동적으로 접하며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이다.
OTT 업계 관계자는 10일 "기존 TV로 보던 중계를 OTT에서 보면서 장소, 시간 등 제약 없이 인터랙티브한 시청 경험을 누릴 수 있게 됐다"며 "개개인이 좋아하는 종목, 팀, 선수에 따라 세분된 콘텐츠 소비가 트렌드"라고 말했다.
하반기 쿠팡플레이와 티빙 간 스포츠 이벤트 경쟁도 벌써 뜨겁다.
티빙은 각각 유럽과 남미 축구 최강팀을 가리는 '유로 2024'와 '2024 코파 아메리카'를 전 경기 독점 중계해 축구 팬 모으기에 나선다.
쿠팡플레이는 손흥민과 김민재 간 대결로 주목받는 토트넘 홋스퍼와 바이에른 뮌헨 간 친선 경기를 통해 '쿠팡플레이 시리즈'가 또 한 번 효자 노릇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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