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서울=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인교준 기자 = 대만의 구리슝(顧立雄) 국방부장(장관)은 "중국군이 영해와 영공을 침범하면 자위권을 발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7일 대만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구 국방부장은 전날 입법원(국회)에 출석해 "대만군은 선제공격하지 않고 단지 자위권을 행사할 뿐"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만의 선박 또는 항공기, 관련 시설, 부속 도서를 공격하거나 영해·영공에 무단 진입하는 모든 세력을 공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법상 12해리(22.2㎞)는 영해와 영공을 규정하는 수역이고 24해리(44.4㎞)는 접속수역으로서 통제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따라서 12해리 이내 영해·영공에 중국 선박과 항공기가 무단으로 침범하면 자위권을 행사한다는 것이다.
그의 이런 언급은 차이잉원 전 총통 정부 시절 대만 자위권 발동 요건과 사실상 같은 수준이다. 그러나 지난달 20일 라이칭더 총통 취임 사흘 만에 중국이 '대만 포위 훈련'을 진행하는 등 중국의 대만해협 군사·안보 도발 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대만 안팎 관심을 끈다.
전임 추궈정 국방부장도 "12해리 영해 침범 땐 총격을 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바이훙후이 국방부부장(차관)도 "영해·영공 한계에 진입하면 전 세계 국가들은 자위권을 행사하게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앞서 라이 총통 취임 사흘만인 지난달 23∼24일 중국군은 대만 본섬 서쪽과 북쪽, 동쪽은 물론 외곽도서 등 크게 5개 지역, 모두 8곳에서 '대만 포위' 군사훈련을 했다. '연합 리젠(利劍·날카로운 칼)-2024A 연습'이라는 명칭이 붙은 이 훈련에 육·해·공·로켓군 병력이 참가했다.
중국중앙TV(CCTV)가 공개한 훈련 지역 표시 지도를 보면 2022년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반발해 진행한 중국군의 군사훈련과 비교해 대만 본섬에 더 가까워졌다. 대만 국방부는 중국군이 대만 본섬에서 24해리(약 44.45㎞)까지 접근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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