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CDMO들 "美 생물보안법은 기회"…설비·영업 확대

입력 2024-06-07 11:01   수정 2024-06-07 11:10

韓 CDMO들 "美 생물보안법은 기회"…설비·영업 확대
中 기업과 거래 중단하려는 기업들 고객 유치 나서

(샌디에이고=연합뉴스) 나확진 기자 = 미국 연방 기관과 특정 중국 바이오 기업의 거래를 금지하는 '생물보안법'(Biosecure Act)이 미 의회에서 논의되는 가운데, 한국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들이 이를 기회로 삼고자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미 하원 전체 회의에 넘겨진 이 법안이 우시앱택, 우시바이오로직스 등 중국 대규모 의약품 위탁임상개발생산(CRDMO) 기업을 명시적으로 '우려 기업'으로 지목한 만큼, 향후 미국 시장을 고려해 이들 중국 기업과 거래를 중단하려는 고객사를 자사로 유치하기 위해 기업들은 적극적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6일(현지 시각)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폐막하는 세계 최대 바이오산업 전시회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에서 뚜렷이 감지됐다.
SK그룹이 2019년 미국 캘리포니아에 설립한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SK팜테코는 이번 전시회에 불참을 선언한 우시바이오로직스가 애초 선점한 자리에 대형 부스를 마련했다.
바이오USA 전시 공간은 1년 전 예약해야 해 애초 SK팜테코가 마련한 부스는 다른 곳이었지만, 지난 3월 우시바이오가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전시 공간을 보다 중심부로 옮길 수 있었다는 게 SK팜테코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이시욱 SK팜테코 CSO(최고전략책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SK팜테코의 브랜드와 세포유전자 치료제 등 제조 역량을 알리는 것뿐 아니라 '차이나 리스크'가 업계에 미칠 영향을 탐색하고자 한다"며 "한국 기업을 포함해 종전에 중국 기업에 위탁 개발·생산하던 업체가 생산 전환방안을 문의하는 등 법안의 영향이 벌써 미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950210] 그룹의 CDMO 기업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초 미국 생물보안법 대응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고 기자간담회에서 밝혔다.
또 우시바이오로직스의 거래처 등을 분석해 영업 대상을 발굴하고 있으며, 글로벌 제약사 출신 영업·품질관리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인력도 보강했다고 밝혔다.
특히 자사가 한국 내 공장 4곳에 모두 15만4천ℓ 용량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갖췄으며, 우시바이오로직스와 동일한 공정을 제공할 수 있음을 거래 전환을 원하는 고객사에 설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000640]의 원료의약품 CDMO 계열사 에스티팜[237690]은 자사가 주력하는 올리고 핵산 치료제 등의 위탁생산과 관련해, 최종 생산 단계뿐 아니라 초기 단계부터도 중국을 회피해 한국에서 모두 진행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김경진 에스티팜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경기 안산시 반월 캠퍼스에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제2공장이 연말 완공 예정이며 내년 6~7월 가동할 것"이라며 생산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3월 착공한 인천 송도 CDMO 공장과 미국 시러큐스에 증설 중인 항체 약물 접합체(ADC) 생산시설 등 한국과 미국 2곳에 제조소가 있음을, 차바이오그룹은 미국 텍사스주에 있는 마티카 바이오를 비롯해 한국, 일본 등 5곳에 세포 유전자치료제 CDMO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음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인천 송도 5공장이 내년 4월 완공되면 세계 최대 규모인 78만4천ℓ 바이오의약품 생산 용량을 갖게 되는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종래 위탁생산(CMO)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출 비중이 작았던 위탁개발(CDO) 분야 역량을 이번 전시에서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역시 생물보안법이 거명한 중국 기업 매출의 상당 부분이 CDO에서 발생했던 만큼 이번 법안이 미칠 영향을 고려한 홍보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ra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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