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로 유럽연합(EU) '입국 심사' 밟아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을 기념해 낙하산을 타고 프랑스에 착지한 영국 군인들이 그대로 줄지어 입국 심사를 받는 웃지 못할 광경이 벌어졌다고 일간 가디언과 AP 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공군 400명은 지난 5일 기념행사의 하나로 노르망디 사네르빌 들판에 낙하산을 타고 강하했다.
80년 전인 1944년 6월 6일 새벽 미군 제82·101 공수사단과 영국군 제6 공수사단 등이 공중 강하로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서막을 열었던 작전을 재연한 것이다.
영국 병사들은 착지 직후 낙하산을 정리하고 들판을 가로질러 임시 설치된 간이 이민·세관 검사소로 직진했다. 그리고 커다란 전투 배낭에서 여권을 주섬주섬 꺼내 프랑스 당국자들에게 제시했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로 영국이 유럽연합(EU)이 아닌 만큼 영국에서 이륙해 낙하산으로 EU에 '입국'한 영국 병사들은 출입국 절차를 밟아야 했기 때문이다.
이날 공중 낙하시범에는 미군과 벨기에군도 동참했지만 이들은 입국 심사를 받지 않았다. 미군은 이미 프랑스에 입국한 뒤 이륙했고 벨기에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이기 때문이다.
마크 베리 영국 제16강습여단 지휘관은 작전 중 입국 심사에 대해 "이전에 겪어보지 못한 일"이라고 대중지 더선에 말했다.
프랑스 이민 당국자들도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행사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현장에서 여권검사를 하는 것은 어울리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영국 병사들이 줄지어 입국 심사를 받는 영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빠르게 확산했다.
브렉시트의 여파라며 씁쓸함을 표시하는 댓글도 있었고, 나치로부터 유럽을 해방하는 작전을 기리기 위해 온 동맹국 군인에게 프랑스가 지나치게 원칙을 들이댔다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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