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아동과 무력분쟁' 주제 안보리 회의 앞두고 보고서 작성
네타냐후 "유엔, 하마스 지지자에 합류…역사의 블랙리스트에 이름 올려"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유엔 사무국이 아동 인권보호 관련 국제규범 위반자 명단에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동시에 추가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 측은 유엔의 이 같은 보고서 작성에 대해 "이스라엘군은 세계에서 가장 도덕적인 군대"라며 유엔을 크게 비난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엔 사무국은 이달 중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출을 앞둔 '아동과 무력분쟁' 연간 보고서에 가자지구 분쟁과 관련해 아동을 보호하지 않은 주요 행위자로 이스라엘군과 하마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이슬라믹 지하드를 추가했다.
국제인도법은 무력분쟁 상황에서 아동이 특별한 존중과 보호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아동을 상대로 한 살인이나 장애 초래, 성폭력, 납치, 아동노동, 인도적 구호접근 거부 및 학교·병원 공격 행위 등을 엄격히 금지하며 이를 위반한 행위자를 보고서에 올리도록 하고 있다.
이스라엘군과 하마스 등이 이들 항목 중 구체적으로 어떤 사항을 위반해 리스트에 등재됐는지는 전해지지 않았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보고서를 오는 14일까지 안보리에 제출할 예정이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안보리는 6월 순회 의장국인 한국의 황준국 주유엔대사 주재 아래 오는 26일 아동과 무력분쟁을 주제로 안보리 이사국 외 유엔 회원국이 두루 참여하는 공개토론을 열 예정이다.
황 대사는 앞서 "(국제 원로그룹인) '디 엘더스'(The Elders)를 대표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아동과 무력분쟁) 공개토의에 참석하는 것을 추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스라엘군이 보고서 목록에 포함됐다는 소식에 이스라엘은 강력히 반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성명에서 유엔을 두고 "하마스 살인자들을 지지하는 자들과 합류함으로써 역사의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교장관은 "이번 결정이 이스라엘과 유엔과의 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길라드 에르단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영상에서 "구테흐스 총장의 부끄러운 결정에 크게 충격을 받고 역겨움을 느낀다"며 "이스라엘군은 세계에서 가장 도덕적인 군대이며, 이번 부도덕한 결정은 테러리스트와 하마스에만 보상을 줄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스라엘 정부 집계에 따르면 하마스는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 남부에 무장대원들을 침투시켜 1천200여명을 학살하고 250여명의 인질을 잡아 가자지구로 끌고 갔다.
이에 대한 보복 공격으로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를 공격하면서 최소 3만6천731명이 사망한 것으로 하마스 통제를 받는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주장하고 있다. 가자 보건당국은 사망자의 절반 이상이 여성과 어린이, 노인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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