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위원장·伊 총리도 '아프리카연합 사칭' 통화 경험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이 페트로 포로셴코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사칭한 이와 통화하고 다수의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다고 영국 외무부가 7일(현지시간) 밝혔다.
BBC 방송에 따르면 외무부 대변인은 "캐머런 장관은 분명히 포로셴코 전 대통령으로 보이는 사람과 화상 통화를 했는데 대화가 진행되면서 의심하게 됐다"고 전했다.
포로셴코 전 대통령 사칭범은 캐머런 장관에게 상세한 연락처를 물었고 캐머런 장관은 더는 응답하지 않았다고 한다.
2010∼2016년 총리를 지낸 캐머런 장관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전임자인 포로셴코 전 대통령과 국제 정상회의에서 만나는 등 여러 차례 접촉한 바 있다.
정확한 통화 시점이나 이번 사건의 배후, 캐머런 장관과 직접 통화가 이뤄진 경위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외무부는 "정보 환경 조작이 점점 늘고 있다"며 "캐머런 장관은 이번 실수를 후회하면서도 이 같은 행위를 알리고 허위 정보 사용에 대응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세계 지도자급 인사들이 장난 전화에 속는 일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러시아 유튜버들이 고위 관리를 사칭해 민감한 정보를 캐내려 하는 전화가 잇따라 문제를 일으켰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올해 4월 아프리카연합위원회(AUC) 위원장을 사칭한 러시아 유튜버와 통화에서 러시아 선수들의 2024 파리올림픽 참가 관련한 민감한 사안을 언급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지난해 가을 아프리카연합 고위 외교관을 사칭한 러시아 유튜버에게 속아 "유럽 지도자들이 전쟁에 지쳐 있다"고 토로하는 통화 녹음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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