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프 등 21개국서 일제히 진행…출구조사 결과 10일 새벽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향후 5년간 유럽연합(EU) 입법기관인 유럽의회를 이끌 720명의 의원을 선출하는 유럽의회 선거가 9일(현지시간) 종료된다.
나흘간의 선거 일정 마지막 날인 이날 유럽의회에서 96석이 할당된 독일을 비롯해 프랑스(81석), 이탈리아(76석), 스페인(61석)등 EU 27개국 중 21개국에서 선거가 일제히 치러지고 있다.
사실상 이번 선거의 승패를 좌우할 '슈퍼 선데이'인 셈이다.
유럽의회는 이날 오후 8시(한국시간 10일 오전 3시) 이후 일부 국가 출구조사와 선거 전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1차 예측 결과를 발표한다.
이후 가장 늦게 투표가 마감되는 이탈리아 선거가 끝나는 오후 11시(한국시간 10일 오전 6시)가 지나면 27개국 출구조사를 바탕으로 잠정 결과를 발표한다.
최종 투표율과 개표 결과는 10일 오전 중 나올 전망이다.
이번 선거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으로 유럽 대륙에 안보 불안감이 엄습한 가운데 치러졌다.
오는 11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냉전 이후 사실상 유럽이 전적으로 기대온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안보우산이 무력화할 수 있다는 걱정도 있다.
정세 불안에 더해 경제·산업 경쟁력 쇠퇴 등 복합적 요인으로 반(反)이민, 민족주의 정서 고조 등도 표심에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런 흐름을 고려하면 '주류'로 분류되는 중도 성향 정치그룹(교섭단쳬)들은 사실상 지금보다 영향력이 다소 축소되는 반면 강경우파 혹은 극우 정치세력은 약진할 전망이다.
여론조사 분석기관 '유럽 일렉트'가 이날 오전 발표한 예측 결과에 따르면 현 의회 다수당 격이자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속한 유럽국민당(EPP)은 이번 선거에서 720석 중 183석(25.4%)을 확보해 1위 자리를 지킬 전망이다.
현 의회의 비율 25.0%(정원 705석 중 176석)과 비슷한 수준이다.
중도좌파 사회민주진보동맹(S&D)과 중도 자유당그룹(Renew Europe)은 각각 136석, 89석으로 현재 제2·3당 자리는 지키겠지만 모두 16석가량 잃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비해 강경우파 성향 유럽보수와개혁(ECR)은 현재 69석에서 73석, ECR보다 더 극단으로 분류되는 극우 정치그룹 정체성과 민주주의(ID)는 49석에서 67석으로 선전할 것으로 예측됐다.
현 의회와 비교하면 ECR, ID 모두 합쳐 총 22석이 늘어나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ECR과 ID가 연대하면 제2당인 S&D 의석수를 앞질러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같은 우파 계열이라 하더라도 우크라이나 지원, 친EU 여부 등 핵심 분야에서 입장차가 커 현실화 가능성이 아직 크지는 않다.
대신 '비슷한 듯 다른' 우파 계열 난립으로 기존 정치그룹 구성 정당이 변동되거나 새로운 정치그룹이 등장할 수 있다.
당장 나치 옹호 발언 논란 등으로 ID에서 퇴출당한 독일 극우 독일대안당(AfD)과 과거 EPP였다가 현재는 무소속인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의 피데스당(Fidesz)의 행보도 관심사다.
새 정치그룹을 만들려면 전체 27개국의 4분의 1 이상(약 7개국) 회원국 출신 의원 23명 이상이 모여야 한다.
유럽의회 선거는 차기 EU 지도부 구성을 위한 첫 단계라고도 할 수 있다.
EU 27개국 정상은 17일 비공식 회동을 시작으로 이번 유럽의회 선거 결과를 토대로 EU 집행위원장을 비롯한 새로운 EU 지도부 구성에 착수한다.
집행위원장 후보는 의회의 과반인 361표 이상 확보해야 인준 투표를 통과할 수 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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