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섭 사장 임기만료…후임 임명까지 '시추공 위치 선정' 등 검토
사내게시판에 "성공 전 아무 의미 없어…쉬운 길 아닐 것"
(세종=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최대 140억배럴 규모로 추정되는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의 본격화를 앞두고 해당 사업을 총괄하는 한국석유공사의 수장이 교체될 전망이다.
10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6월 취임한 김동섭 석유공사 사장의 임기는 지난 7일로 끝났다. 김 사장이 연임하는 대신 새 인물이 석유공사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기업인 셸에서 20년 넘게 활동하다 SK이노베이션으로 자리를 옮겨 기술원장과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지낸 김 사장은 울산과학기술원(UNIST) 정보바이오융합 학장을 거쳐 석유공사 사장에 임명됐다.
김 사장 재임 시절 석유공사는 동해에서 제2의 동해 가스전을 찾는 '광개토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대량의 가스와 석유가 매장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왕고래' 등 7개 유망 구조를 발견했다.
석유공사는 올해 12월부터 후보지에 노르웨이 시드릴사의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를 투입, 해수면 아래로 수 ㎞ 깊이의 시추공을 뚫어 석유·가스 부존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시추공 하나를 뚫는 데 1천억원이라는 큰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정부와 석유공사는 유력 후보지인 '대왕고래' 구조를 포함해 어느 곳에 시추공을 뚫을지 면밀한 내부 검토를 진행 중이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김 사장이 새 사장 임명 때까지 석유공사를 이끌며 프로젝트를 지휘할 것이라는 관측이 주를 이룬다.
석유공사는 공공기관운영법에 따라 김 사장 임기 만료를 2개월 앞두고 차기 사장 선출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를 꾸렸지만, 이후 사장 공고 등 본격적인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통상 임추위의 사장 선출 절차가 시작되면 최종 대통령 임명까지 두 달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김 사장이 오는 8∼9월 무렵까지 석유공사 사장직을 수행하면서 첫 시추공 위치 선정 등 주요 업무를 진척시키다가 후임자에게 사업을 넘길 가능성이 커 보인다.
석유공사 외에도 5개 한국전력 발전 자회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등 여러 정부 부처 산하 공기업·공공기관 수장의 임기가 끝났지만 각각 임추위만 구성하고 이후 절차는 멈춰 있다.
여권 내부에서는 정부가 지난 4월 총선 이후 새롭게 꾸려진 '인재풀'을 토대로 새 기관장 후보를 물색하거나 정지 작업을 벌인 뒤 인선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임추위 구성까지 마쳐 놓고 차기 기관장 선임 절차를 일단 멈추라는 정부 측 지침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 절차를 진행하라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향후 각 공공기관에 정치권 출신이 포진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다만 석유공사의 경우 석유개발 등 에너지 분야 전문가가 차기 사장에 낙점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역대 석유공사 사장은 대체로 에너지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은 학계와 기업 출신 전문가들이었다.
앞서 핵심 에너지 공기업인 한전과 한국가스공사 사장에는 국회의원 출신인 김동철 사장과 최연혜 사장이 임명된 바 있다.
한편, 김 사장은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지금의 분위기와 관심은 성공 전까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앞으로 많은 과제와 도전이 우리 앞에 놓여 쉬운 길은 아닐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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