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극우약진·佛조기총선에 불확실성↑…유로 약세·주가 하락

입력 2024-06-10 16:52  

유럽 극우약진·佛조기총선에 불확실성↑…유로 약세·주가 하락
유로스톡스50 1%대 하락 출발…유로 가치 한 달 만에 최저 수준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유럽 의회 선거에서 극우가 부상하고 프랑스가 조기 총선을 발표하는 등 정국이 불안정해지자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고 유럽 주요 증시가 하락세로 출발했다.
10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로화 가치는 유럽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1.0764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0.5% 하락하며 지난달 초 이래 한 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유로화는 앞서 아시아 외환시장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유로화는 지난주 미 금리인하 지연 전망으로 달러화가 급등한 데 따라 이미 압박받는 상태였다.
유럽 증시도 대거 하락세로 거래를 시작했다.
유럽 대표종목을 모아놓은 지수인 유로스톡스50은 이날 오후 4시10분(한국시간) 기준 전 거래일보다 1.14% 하락했고, 프랑스 DAX는 0.64%, 영국 FTSE100은 0.61% 내렸다.
프랑스 CAC40은 2% 넘게 떨어지며 출발했다가 -1.81%를 나타내고 있다.
프랑스 채권 금리는 연 3.17%로 2주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유럽은 6일부터 9일까지 실시된 유럽의회 선거에서 중도우파가 1위를 사수했지만 극우 정당이 약진하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졌다.
현직 지도자 중간 평가 성격인 이번 선거에서 특히 프랑스와 독일의 극우 정당이 큰 지지를 받았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입지가 흔들렸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9일 저녁 출구조사 결과 소속 정당인 중도 성향 르네상스당의 완패가 예상되자 곧바로 의회 해산과 이달 30일 총선을 전격 발표했다.
프랑스는 2022년 6월 총선을 치른 지 2년 만에 다시 의회를 구성하게 생겼다
프랑스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이 이끄는 국민연합(RN)의 상승 기세를 막기 위해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연합은 유럽 의회 선거에서 예상 득표율 32%로 르네상스당(15.2%)을 크게 앞섰다.
마크롱 대통령이 도박을 감행한 데는 유럽 의회와 프랑스 의회 선거는 구조가 다르고 유권자 층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다른 결과가 나올 것이란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번 총선에서 국민연합이 과반을 차지하면 마크롱 대통령은 정치적 성향이 다른 총리와 국정을 운영하게 되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도 있다.
독일 투자은행 베렌버그의 홀거 슈미딩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프랑스 조기 총선에 관해 "시장에 다소 나쁜 소식일 것"이라며 "예상치 못한 불확실성을 추가한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RBC 캐피털 마켓의 앨빈 탄 전략가는 "유로화 관련 정치적 위험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며 "유로화가 3분기에 1.05달러로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OCBC의 전략가 크리스토퍼 웡은 블룸버그통신에 우크라이나 지원 정책 변화 등과 같은 간접적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유럽에서 극우 정서가 고조되면 유로화 가치가 약화했다"고 말했다.
북유럽 최대 은행인 노르디아의 얀 폰 게리히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이번 프랑스 조기 총선은 불확실성 요인"이라며 "적어도 프랑스에서는 경제와 시장 신뢰에 어느 정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유럽 의회 선거 결과가 항상 국내 선거 결과와 같지는 않다고 그는 지적했다.
미국 뉴욕 스파르탄 캐피탈 증권의 피터 카딜로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유로화가 상당히 약세를 보이려면 극우가 큰 폭으로 늘어야 한다고 말했다.
mercie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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