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차관 "액트지오 계약시 체납 몰랐다…정부 대표해 죄송"(종합)

입력 2024-06-10 17:49  

산업차관 "액트지오 계약시 체납 몰랐다…정부 대표해 죄송"(종합)
"구체적 시추 위치, 액트지오 자문받아 석유공사가 최종 결정"
"액트지오에 추가 자문료 지급 없어…아브레우 고문, 순차층서학 전문가"




(서울·세종=연합뉴스) 차대운 이슬기 기자 =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10일 동해 심해 가스전 탐사 분석을 수행한 미국 액트지오(Act-Geo)의 체납 사실을 한국석유공사와 계약 당시에는 몰랐다고 밝히고, "정부를 대표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최 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액트지오의 체납과 법인 자격과 관련해 석유공사와의 계약 당시에도 알고 있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죄송합니다만 계약 당시에는 몰랐다"고 거듭 말했다.
액트지오는 지난해 2월 석유공사와의 계약 당시 1천650달러 수준의 법인 영업세(Franchise tax)를 체납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었다.
이후 석유공사와 산업부가 '액트지오가 법인 자격을 유지한 상태였기 때문에 용역계약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이 이어지자 이날 브리핑을 통해 거듭 설명하고 사과한 것이다.
최 차관은 "(액트지오의) 법인격은 살아 있어서 계약에는 문제가 없었다"며 "다만 국제입찰에서 (액트지오의 체납 여부가) 요건은 아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입찰 시) 납세증명서를 첨부하게 돼 있었으면 그 과정에서 치유(해결)됐을 텐데 그런 부분까지 종합적으로 못 본 점에 대해서 석유공사를 포함해 정부를 대신해 죄송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체납 부분이 (액트지오가 분석한) 자료의 전반적인 신뢰성에는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최 차관은 액트지오가 추후 시추탐사 위치를 결정하는 데도 일정 부분 관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추 위치 결정과 관련한 계약도 액트지오와 체결돼 있다는 것이다.
최 차관은 "액트지오가 전체적인 자료 해석과 작업을 수행해 전반적인 시추 위치 선정에 대해서도 잘 알 것으로 안다"며 "다만 결정은 석유공사가 한다. 기본적인 책임은 석유공사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액트지오의 자문을 받아 석유공사가 결정하며, 액트지오에 추가적인 자문료 지급을 안 해도 된다. 기존 용역 계약안에 들어가 있는 부분"이라고 부연했다.



정부가 이번 동해 심해 가스전 시추 계획을 밝힌 이후 가장 논란이 된 점은 시추 전 단계인 물리탐사를 담당한 액트지오의 전문성 등에 대한 충분한 검증 여부였다.
액트지오가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의 사실상 '1인 기업'이라고 할 만큼 영세한 규모인 데다, 법인 영업세 체납까지 밝혀지면서 산업부와 석유공사에 십자포화가 쏟아졌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액트지오의 체납 이력 등을 둘러싼 잡음은 있었지만, 탐사자료 분석의 '전문성'에는 자신이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액트지오의 체납이 '회계사 실수'라는 해명은 충분치 않으며 정상적인 기업에서는 벌어질 수 없는 일'이라는 지적에 대해 "지질탐사를 전문으로 하는 부티크 기업(작은 기업)으로, 원유 탐사는 변동성이 있어서 평균 매출의 의미가 적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입찰 평가 때는 분석 기법의 우수성, 전문가의 숫자 등을 많이 고려한 것으로 안다"며 "탐사분석 자료의 질과 연관성이 있는 변수는 재무가 아닌 전문가 수와 분석 기법의 우수성"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액트지오가 아닌) 다른 곳을 선택했다면 욕을 먹었어야 할 것"이라며 "심해탐사 분야는 굉장히 특성화된 분야다. 아브레우 박사 외에도 액트지오에서 활동했던 분들이 심해 분야의 입찰서를 낼 때 제일 많았던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산업부는 이날 백브리핑에 앞서 '비토르 아브레우 전문성 관련'이라는 제목의 참고자료를 배포, 액트지오의 실소유자인 아브레우 고문의 심해탐사 분야 전문성을 설명하기도 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아브레우 고문은 순차층서학(Sequence Stratigraphy) 분야의 전문가이자 미국 퇴적지질학회에서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순차층서학이란 해수면의 변동에 따라 심해퇴적의 양상과 변화를 해석하는 학문으로, 엑손모빌 엔지니어 출신인 피터 베일이 권위자로 꼽힌다. 피터 베일이 석유개발에 접목한 순차층서학 기법은 셸 등 대부분의 글로벌 석유회사에서 적용 중이다.
아브레우 고문은 미국 라이스대학에서 피터 베일의 후임으로 1999년부터 순차층서학을 강연하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해 산업부는 "아브레우 고문이 업계 내 전문성과 평판에서 매우 높이 평가받고 있다"고 전했다.
또 아브레우 고문의 다양한 현장 경험과 전문가로서의 논문 피인용 횟수도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6개 대륙 22개국 및 31개 퇴적분지에서 유망성 평가와 시추 작업을 수행해오면서 석유탐사 및 개발·연구 분야에서 28년 이상의 현장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아브레우 고문의 논문은 총 4천436회 인용됐다.
산업부는 "그의 학술적 성과는 논문 발표 52회, 인용 3천800회(리서치게이트)·4천436회(구글 학술) 등으로 파악된다"며 "국내 지질학 전문가가 볼 때 아브레우 고문이 발표한 순차층서학 논문과 그의 학술 능력을 비판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wis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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