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이스라엘·요르단·카타르 방문…네타냐후 총리 등 만날 예정
3단계 휴전안 지지 확보 시도, 폐쇄된 라파 검문소 재개방도 논의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가자지구 전쟁 발발 후 8번째 중동 방문길에 오른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이 역내 국가들에 휴전안을 수용하도록 하마스를 압박해 달라고 요청했다.
10일(현지시간) 중동방문 첫 일정으로 이집트 카이로를 방문해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을 면담한 블링컨 장관은 "이 지역 정부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휴전을 원한다면 하마스가 (휴전안에) 동의할 수 있도록 압박을 가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협상 테이블에 올라온 방안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스라엘과 서안, 가자지구 주민 절대다수는 평화롭고 안전하게 살기를 원한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가 언급한 휴전안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31일에 공개한 단계적 휴전 방안을 의미한다.
이 휴전안은 ▲6주간의 완전한 정전과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내 인구 밀집 지역 철수 및 일부 인질 교환 ▲모든 생존 인질 교환과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철수 등 영구적 적대행위 중단 ▲가자지구 재건 시작과 사망한 인질 시신 송환 등 3단계로 구성됐다
이집트를 시작으로 이스라엘과 요르단, 카타르를 잇달아 방문하는 블링컨 장관은 이 휴전안에 대한 역내 지지 확보를 시도할 예정이다.
그러나 주요 휴전 조건에 대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견해차가 커서 교착 상태를 풀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하마스는 종전 또는 영구 휴전 조건이 제시돼야 휴전에 응할 수 있다면서 미국이 이스라엘을 압박해야 한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하마스 고위 관리인 사미 아부 주흐리는 이날 로이터 통신에 "블링컨 장관의 발언은 대표적인 이스라엘 편향 사례이며 점령 세력이 가자지구에서 저지른 집단학살을 은폐하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4명의 인질 구출 성공으로 고무된 이스라엘도 모든 인질 귀환 등 목표를 이룰 때까지 하마스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특히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블링컨 장관과 면담을 앞두고 안팎의 거센 압박에도 전쟁을 중단할 수 없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왔다.
블링컨 장관은 또 이날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가자지구 주요 구호품 통로인 라파 국경검문소 재개방 문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초 이스라엘군이 탱크 등을 동원해 검문소를 장악한 이후 이곳을 통한 구호품 반입이 한 달 넘게 중단됐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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