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에어 헬기 서비스, 잠실∼인천공항 20분…편도 44만원

입력 2024-06-11 11:00   수정 2024-06-11 16:52

본에어 헬기 서비스, 잠실∼인천공항 20분…편도 44만원
모비에이션, 서비스 론칭…앱 통해 예약 접수
취재진 대상 잠실∼양재 시승행사…왕복에 단 10분 소요
신민 대표 "인프라·고객층 구축해 다가올 UAM 시대 초석 다질것"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미국 트럼프 전 대통령,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국내 주요 그룹사 회장들이 이용한 그 헬기입니다."
지난 10일 서울 송파구 잠실헬기장. 귀를 때리는 프로펠러 소리와 함께 미국 시코르스키가 제작한 S-76C++ 헬리콥터가 착륙했다.
신민 모비에이션 대표는 S-76C++ 기종의 이력을 소개하며 안전성을 강조했다. 앞으로는 한 나라의 정상, 기업의 총수가 아니어도 '본에어'(VONAER)를 통해 누구나 이 헬기를 예약하고 탑승할 수 있다.
이날 모비에이션은 플랫폼 기반 헬기 운송 서비스 본에어를 론칭하며 취재진을 대상으로 시승 행사를 개최했다.
'본(VON)루틴' 서비스 구간(잠실∼인천공항) 중 일부인 잠실∼양재(만남의광장) 구간을 헬기를 통해 이동하는 일정이었다. 도로 이동 시 왕복 약 22㎞, 상공 하늘길로 이동하면 약 18㎞ 거리에 해당한다.



꼬리 날개 뒤로는 접근하지 말 것, 요원을 따라 헬기 전면에서 45도 각도로 걸어갈 것, 모든 절차는 항공보안법을 준수해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과 함께 본격 수속 절차가 시작됐다.
안내원에게 신분증을 제시하고, 탑승자의 얼굴과 탑승 정보가 담긴 QR 코드를 인식시켰다. 모든 절차를 마친 승객에게는 본에어의 승객임을 표시하는 손목밴드와 헤드셋이 주어졌다. 손목밴드는 목적지에 따라 색상이 다르다고 한다.
승객석에 앉자 오른쪽 거치대에 귀마개가 한 움큼 쌓여있었다. 내부 공간도 넉넉해 성인 8명이 탑승했는데도 옆 사람과는 어깨가 살짝 닿는 수준이었고 앞사람과는 상당히 멀찍이 떨어져 앉을 수 있었다.
한여름을 방불케 한 더위를 식히기에는 역부족이었지만 승객칸에는 에어컨이 작동했다.



기체가 덜컹하더니 떠올랐다. 순식간에 상공 500∼600m 높이로 올라 창밖으로 롯데타워와 올림픽 경기장이 눈에 들어왔다.
흔들림은 거의 없었고, 양재 만남의 광장 상공에서 기체를 돌릴 때도 몸이 쏠리지 않고 안정적이었다.
다시 잠실헬기장으로 향해 시승을 마치니 이륙 후 불과 약 10분이 지나있었다. 차로 이동했다면 잠실동을 벗어나지도 못했을뿐더러 출퇴근 시간에는 한강공원 출구도 빠져나가지 못했을 시간이었다.
모비에이션에 따르면 헬기는 시속 180∼230㎞의 속도로 이동해 잠실에서 인천공항까지 20분 만에 도달할 수 있다. 다만 이날처럼 도심 운항을 할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속도인 시속 160㎞를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YNAPHOTO path='AKR20240611022300003_05_i.gif' id='AKR20240611022300003_0501' title='멀어지는 잠실헬기장' caption='[촬영 이승연]'/>

국내 최초 플랫폼 기반 소형 항공 서비스를 선보이는 모비에이션은 이날부터 앱을 통해 본루틴 서비스 예약을 접수한다. 예약일로부터 2주 뒤 날짜에 이용 가능하며 중형기 기준 8∼10명의 승객이 모여야 예약이 확정된다.
잠실∼인천공항 노선이 우선 운영되며, 요금은 1인당 편도 44만원이다. 향후 잠실∼양재, 여의도∼인천공항 등 노선을 추가할 예정이다.
모비에이션은 본루틴을 비롯해 관광상품인 '본투어', 전세기 서비스인 '본프라이빗' 등도 함께 선보인다.
신 대표는 기자 간담회에서 "승객들은 헬기장에 위치한 라운지에서 휴식을 취하고, 헬기장에서 공항 터미널까지 제공되는 차량을 이용해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며 "퍼스트 마일부터 라스트 마일까지 책임지는 서비스를 지향한다"고 소개했다.

<YNAPHOTO path='AKR20240611022300003_04_i.jpg' id='AKR20240611022300003_0401' title='본에어 서비스 예약 화면' caption='[본에어 앱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미국, 유럽 등과 달리 국내는 소형 항공 산업이 활성화되지 않은 만큼 헬기 서비스를 통해 관련 인프라와 고객층을 구축해 다가올 도심항공교통(UAM) 시대를 위한 초석을 다질 필요가 있다"며 "본에어가 한국형 도심 항공 서비스를 열고 대중화를 이끌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향후 운항 효율성을 높여 여의도∼인천공항 노선은 편도 30만원 미만의 요금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부연했다.
날씨 등 다양한 변수로 운항이 어려운 상황에 대한 대비책은 향후 보완이 필요한 지점이다.
이날 행사도 당초 오전 10시에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출국으로 하늘길이 통제되며 한시간가량 지연됐다.
신 대표는 "날씨로 인해 운항이 어려운 것은 주로 장마철"이라며 "이럴 경우 미리 공지를 하고 대체 이동 편인 리무진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winkit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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