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중국해 유엔 대북 제재 이행 지원 군함 놓고 갈등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홍제성 기자 = 중국군 전투기가 동중국해에서 유엔의 대북 제재 이행을 지원하는 네덜란드 군함을 상대로 위협 비행을 했다고 네덜란드 국방부가 주장했다.
그러자 중국 국방부는 "네덜란드가 먼저 도발해 합법적으로 대응한 것"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과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에 따르면 네덜란드 국방부는 지난 7일 동중국해에 있던 자국 구축함 HNLMS 트롬프에 중국 전투기 두 대가 접근했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국방부는 중국군 전투기들이 HNLMS 트롬프 주변을 여러 차례 선회했으며, 순찰 중이던 자국군 해상초계 헬리콥터에도 중국군 전투기와 헬리콥터가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잠재적으로 안전하지 않은 상황을 만들었다"고 했다.
유럽연합(EU)이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HNLMS 트롬프는 태평양안보해양교류(PSMX)의 대북 제재 감시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동중국해 일대에 머물고 있었다.
PSMX는 북한의 유엔 제재 회피를 막고 관련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미국이 설립한 연합체로 한국을 비롯해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등이 참여하고 있다.
HNLMS 트롬프는 동중국해로 가기 전 부산에 기항해 한국 해군과 훈련에 참여했다고 EU는 전했다.
중국군 당국은 네덜란드 주장에 대해 "자신들의 침범 행위를 덮기 위해 흑백을 전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중국 국방부는 이날 오후 장샤오강 대변인 명의 입장문에서 "HNLMS 트롬프가 상하이 동쪽 헬기기지에서 먼저 침범 및 도발을 감행해 중국군이 음성 경고와 전투기 출격 등 방법으로 이들을 강제로 쫓아낸 것"이라며 "완전히 합법적이고 합리적인 조치"라고 주장했다.
장 대변인은 이어 "불안을 조성하는 것은 중국이 아니라 네덜란드"라며 강한 불만을 표시한 뒤 "앞으로 어떤 침해나 도발에도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지난달 4일에도 중국 동해안과 한국 서해안 사이 국제 수역에서 대북 제재를 이행하던 호주 해군 HMAS 호바트 소속 헬리콥터를 향해 중국 전투기가 조명탄을 쏘는 일이 일어난 바 있다.
호주 국방부는 "항공기와 인력에 위험을 초래한 안전하지 않은 기동이었다"며 중국에 강력히 항의했으나 중국은 '호주의 도발'에 대응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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