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5월 총선 쟁점으로 떠올라…원전 도입도 논쟁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1년도 남지 않은 호주 총선을 앞두고 호주 정부의 탄소 배출 감축 목표가 여야 간 논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11일(현지시간) 호주 ABC 방송 등에 따르면 피터 더튼 자유당 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내년 5월로 예정된 총선에서 보수 연합이 정권을 되찾을 경우 현 정부의 기후법을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호주는 지난해 기후법을 제정해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005년 대비 43% 줄이기로 했다.
이는 2022년까지 집권했던 자유당 중심의 보수 연합이 2015년 파리 협정을 통해 약속한 탄소 배출 감축 목표(26∼28%)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더튼 대표는 노동당 정부가 지킬 수 없는 약속을 입법화했다며 자유당은 현실성 있는 새로운 목표를 공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더튼 대표의 발언에 여당은 반발하고 나섰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그의 생각은 파리 협정에서 발을 빼는 것을 의미한다"며 "파리 협정에서 탈퇴하면 리비아, 예멘, 이란처럼 우리 주요 무역 상대국, 중요한 동맹국들과 맞서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탄소 감축과 청정에너지 확보 방법을 놓고도 여야가 대립하고 있다.
호주는 석탄 등 화석 연료 발전이 전체 전력 공급의 약 70%를 차지한다. 하지만 탄소 감축을 추진하면서 노후 화력발전소를 순차적으로 폐쇄하거나 가동을 줄이고 있다.
그러나 전력 수요는 늘어나고 발전량은 이를 쫓아가지 못 해 전기 요금이 급등하고, 대규모 정전이 발생하는 등 전력난을 겪고 있다.
이에 자유당은 탄소 발생 없이 값싸고 안정적인 에너지를 공급받으려면 원자력 발전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호주는 전 세계 우라늄 매장량의 40%를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 매장 국가지만 1998년 '원전 모라토리엄(금지정책)' 정책을 도입하며 원전을 금지하고 있다.
반면 여당은 핵폐기물 처리 비용 등을 고려하면 원전이 오히려 비싼 전력원이라며 태양광과 풍력, 에너지저장장치(ESS)에 투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호주 정부는 청정에너지 프로젝트에 200억 호주달러(약 17조1천억원)를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원자력 발전소 도입 여부 역시 이번 선거를 앞두고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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