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 자동화' 문제가 발단, 9월 계약기간 만료후 파업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미국 동부와 동남부 항만 노동자들이 가입해 있는 노동조합인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가 사용자 단체와의 대화 중단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오는 9월 미국 대서양 연안 항구 노동자들의 파업 가능성이 커졌다.
ILA는 10일(이하 현지시간) 성명에서 항만운영사인 APM 터미널과 그 모회사인 세계 2위 해운사 머스크가 자동화 기술을 통해 노조원들의 노동력 없이 항만 터미널에서 트럭을 배치 운용하고 있음을 발견하고 새 노사 협정을 논의하기 위한 경영진 측과의 대화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ILA는 앨라배마주 포트 오브 모바일 항만에서 이 자동화 시스템을 확인했으며, 다른 항만에서도 사용 중일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ILA는 미 동북부 메인주부터 걸프만 텍사스주까지 미국 대서양 연안에 있는 14개 항구에서 근무하는 노동자 8만5천명이 가입된 북미 최대 노동조합으로 사측 연합인 미국해양협회(USMX)와 갈등이 있을 때마다 협상을 통해 노사 협약을 맺은 바 있다. 파업도 지난 1977년 이후 하지 않았다.
이에 비해 태평양 연안 항만 연합노조인 서부항만노조(ILWU)는 사용자단체 태평양선주협회(PMA)와 갈등으로 지난해에도 태업을 벌여 물류 적체 현상이 빚어진 바 있다.
해럴드 다겟 ILA 위원장은 발표문에서 "이제 다시 시작한다. 이는 사용자협회 구성원들이 일방적으로 우리의 노사 협약을 피해 나간 사례로 USMX와 ILA 간 계약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며, 우리는 더 이상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USMX의 주요 회사 중 하나가 자동화를 통해 우리 노조원들의 일자리를 제거하려고 계약을 위반하는 마당에 사측과 협상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머스크사 대변인은 CNBC에 이메일 성명을 통해 "APM 터미널은 ILA와 USMX 간 노사 계약을 완전히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ILA가 자신들의 요구 사항에 대한 지렛대를 만들기 위해 진행 중인 협상의 세부 사항들을 공개하기로 결정한 것에 실망했다"면서 "우리는 ILA를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와 그들의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 계속해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ILA와 USMX 간의 노사 계약은 오는 9월 30일 만료된다.
ILA 측은 '자동화'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USMX 측과 만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난 2022~2023년 벌어진 서부항만노조의 노사 갈등과 태업으로 120억 달러 이상의 무역이 중단됐고 교착 상태에 빠진 컨테이너들을 정리하는 데 수개월이 걸렸다.
당시 서부 해안의 물류난을 피하기 위해 동부 항만으로 화물이 몰리면서 동부 항만 물류량이 크게 늘어났다.
sat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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