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역사 설명에 필요한 사료…공개 처리해 한국 정부에 보내야"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 시민단체가 12일 '사도 광산'이 위치한 니가타현과 광산 관리업체인 골든사도에 사도 광산에서 일했던 한반도 노무자 명부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시민단체 '강제동원 진상규명 네트워크'는 이날 니가타현 지사와 교육장, 골든사도 사장에게 니가타현립 문서관에 있는 사도광업소 '반도 노무자 명부' 공개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일본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사도 광산에 대해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가 전체 역사를 포괄적으로 다룰 설명·전시 전략을 책정하고 시설·설비 등을 갖출 것을 권고했다는 점을 언급하고 "전체 역사 설명과 전시에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 반도 노무자 명부"라고 강조했다.
이 단체는 니가타현에 보낸 요청서에서 1983년 니가타현 지역 역사를 편찬하는 과정에서 촬영한 반도 노무자 명부 마이크로필름이 니가타현립 문서관에 보관돼 있지만 공개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 4월 21일 골든사도에 공개를 요청했으나 '원본의 소재가 분명하지 않아 공개할 수 없다'는 답변이 왔다"며 "4월 25일에는 문서관이 명부의 존재 여부를 인정하지 않는 방향으로 (방침을) 전환했다"고 비판했다.
단체는 문서관 결정에 대해 "외부로부터 압력에 굴복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반도 노무자 명부가 촬영돼 수집됐다는 것은 이미 명백해졌으므로 그 존재를 감추는 것은 무리"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공문서관은 소장 사료 공개를 위해 노력해야만 한다"며 자료 비공개 원칙은 극히 제한적으로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한국 정부는 1990년 일본 정부에 (일제강점기) 동원된 조선인 명부의 제공을 요구했고, 이듬해 '조선인 노무자에 관한 조사' 등이 한국 정부에 전달됐다"며 "사도 광산 명부도 공개 처리를 추진해 한국 정부에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반도 노무자 명부는 80년쯤 전의 사료이자 진상 규명의 기초 사료"라며 "니가타현과 니가타현 교육위원회는 이 명부를 공개하는 쪽으로 방침을 전환하기 위한 협의를 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본 정부는 사도 광산을 세계유산으로 신청하면서 유산 대상 기간을 16∼19세기 중반으로 한정해 조선인 강제노역을 의도적으로 배제했다고 비판받았다.
이에 한국 정부는 사도 광산에서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도록 강제노역 시기인 일제강점기를 포함해 전체 역사가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사도 광산의 세계유산 등재 여부는 내달 하순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결정된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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