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중국이 2026년으로 계획하고 있는 달 남극 얼음물(water ice) 탐사에 이집트와 바레인 등 중동 국가 2곳도 가세했다.
1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날 중국 국가항천국(우주국)은 이집트와 바레인의 우주 담당 기관과 중국 회사 간 초분광(hyperspectral) 카메라 공동 개발에 관한 협정이 체결됐다고 발표했다.
국가항천국은 해당 카메라가 궤도상에서 달 극지방을 포함해 달 표면 물질을 촬영하고 분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집트 측은 이번 프로젝트가 이집트와 바레인이 달 탐사에서 협력하는 첫 번째 기회이며, 미래 우주 탐사에서 중국과의 협력 심화를 모색한다고 밝혔다.
이집트와 바레인이 중국 엔지니어들과 손잡고 만들 초분광 카메라는 중국 우주 탐사선인 '창어'(嫦娥·달의 여신 항아) 7호에 실려 2026년 달 남극에서 얼음 형태의 물 탐사에 나설 6개의 국제 탑재물 중 하나다.
앞서 중국 국가항천국은 태국, 러시아, 이탈리아, 스위스와 미국 하와이 기반 비정부기구(NGO)인 국제달관측소협회 등 5곳이 제공하는 탑재물을 창어 7호에 싣기로 했다.
런던 기반 컨설턴트 존 셸든은 창어 7호의 달 탐사에 중동 국가들이 참여한 것은 아직은 상대적으로 초기 단계인 그들의 우주 역량을 키우기 위한 훈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랍 국가들은 역량 구축, 비용 분담, 상호 전략적 목표 성취 등을 위해 우주 프로젝트에서 상호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집트는 2030년대 중반까지 달 기지 건설을 추진하는 중국·러시아 주도 '국제 달 과학연구기지'(ILRS)의 회원이다.
반면 바레인은 평화적 우주탐사와 이용을 위한 국제협력 원칙을 규정한 미국 주도 '아르테미스 약정'(Artemis Accords)의 서명국이다. '아르테미스 약정'에 서명한 36개국에 중국과 러시아는 포함되지 않았다.
SCMP는 미중 간 우주 패권 경쟁이 벌어지는 와중에 '아르테미스 약정' 서명국이자 미 해군 제5함대가 주둔한 바레인을 중국이 창어 7호 프로젝트에 참여시킨 것에 주목했다.
셸든은 '아르테미스 협정'이 ILRS 같은 다른 프로젝트에 서명국들이 참여하는 것을 막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2007년 무인 우주탐사선 창어 1호로 달 탐사를 시작해 세계 최초로 달 전면과 뒷면에 모두 착륙하는 데 성공한 데 이어 지난 4일에는 달 뒷면에서 토양과 암석 등 샘플을 채취하는 데도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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