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부국' 석유·천연가스에 이어 희토류까지 나와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중 갈등 고조로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화할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가운데, 북유럽 노르웨이에서 유럽 최대의 희토류 금속 매장지가 발견됐다.
11일(현지시간) 미 CNBC방송에 따르면 채굴업체 레어어스노르웨이(Rare Earths Norway)는 최근 성명을 통해 오슬로에서 남서쪽으로 210㎞가량 떨어진 텔레마르크에서 총희토류산화물(TREOs) 880만 메트릭톤(mt)가량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전기차나 풍력터빈 등에 들어가는 희토류 자석 관련 물질은 150만 mt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규모는 지난해 인접국 스웨덴에서 발견된 희토류 매장량을 뛰어넘는 것이다. 스웨덴 국영 채굴업체는 100만mt 이상의 희토류 산화물을 발견했다고 지난해 1월 밝힌 바 있다.
업체 측은 희토류 채굴에 따른 경제성과 관련해 합리적 전망이 나온다면서, 다음 달 추가 시추에 나서는 등 탐사를 이어갈 방침이며 2030년까지 1단계 채굴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희토류는 반도체나 스마트폰, 스텔스 전투기 등 첨단제품 생산에 없어서는 안 되는데, 중국은 최근 미국 등 서방의 각종 제재에 대한 대응으로 희토류 무기화 가능성을 언급하는 상황이다.
앞서 미국지질조사국 추산에 따르면 전 세계 희토류 매장량의 3분의 1 정도가 중국에 있고,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 공급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유럽연합(EU)의 최대 희토류 공급국으로, EU는 2022년에 중량 기준 희토류 수입의 40%를 중국에 의존했다.
EU에서는 희토류 등 핵심 원자재의 제3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지난달 핵심원자재법(CRMA) 시행에 들어갔으며, 이 법에는 2030년까지 EU의 연간 희토류 수요 가운데 10% 이상을 역내에서 채굴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그런 만큼 이번 발견이 실제 채굴로까지 이어질 경우 노르웨이와 유럽은 중국에 대한 희토류 의존도를 낮출 수 있게 된다.
업체 관계자는 "오늘날 유럽에서 희토류 원소 채굴이 전혀 없다는 점이 중요하다"면서 EU의 핵심 원자재 대외 의존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 집계를 보면 노르웨이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 9만4천 달러로 세계 4위 수준인 부국이며, 1960년대 중반부터 이어진 유전·천연가스전 개발이 오늘날 노르웨이 복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레어어스노르웨이 관계자는 이번에 발견된 희토류 가치가 유전·천연가스전 가치를 뛰어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희토류와 리튬이 조만간 원유·가스보다 더 중요해질 것이라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의 발언을 인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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