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부 장관정책보좌관 지낸 김금혁씨…안보리 회의서 증언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12일(현지시간)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공식 회의에서 탈북 청년이 나와 북한 정권이 아닌 북한 주민 편에 서 달라고 국제사회에 호소했다.
평양 출신으로 국가보훈부 장관정책보좌관을 지낸 김금혁(32)씨는 이날 북한 인권 문제를 의제로 한 안보리 공식 회의에서 시민사회 대표 자격으로 참석해 "우리는 김정은에게 북한 주민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과 핵무기에 집중하는 것이 더 이상 정권을 유지하는 수단이 될 수 없음을 보여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씨는 평양의 엘리트 집안 출신으로 김일성 종합대를 다니다가 중국 베이징에서 유학하던 중 북한 체제에 대한 의문을 느끼고 북한 유학생들과 독서모임 활동을 하던 중 북한 당국에 꼬리가 잡혀 2012년 한국에 왔다.
그는 "나는 살아남아 자유를 찾았지만 자유에는 큰 대가가 따랐다"며 탈북한 지 12년이 지났지만 여태껏 가족과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고 눈물을 지었다.
김씨는 "나 혼자만 살아남아 자유를 얻었다는 고통스러운 사실이 지금까지 나를 괴롭히지만, 조국을 변화시키자며 당시 북한 유학생 친구들과 함께했던 결심은 지금도 포기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부패와 통제를 통한 통치는 오래 지속될 수 없다"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북한 주민들이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게 하라"라고 요구했다.
김씨는 북한 청년들을 향해서도 "해가 뜨기 전이 가장 어둡고 추운 법"이라며 "그 어둠이 아무리 캄캄하고 두렵다고 할지라도 해는 뜬다"라고 말했다.
이어 "자유와 민주주의는 그 누군가가 가져다줄 수 있는 선물이 아니다"라며 "우리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안보리는 이번 달 의장국인 한국을 대표하는 황준국 유엔대사 주재로 이날 오전 북한 인권 문제를 의제로 한 안보리 공식 회의를 열었다.
안보리 차원의 북한 인권 회의 개최는 지난해 8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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