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요 사태 촉발 요인' 개헌, 잠정 중단…"대화와 질서 복귀 전력"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프랑스가 태평양 내 프랑스령 누벨칼레도니(영어명 뉴칼레도니아) 대규모 소요 사태의 촉발 요인이었던 '유권자 확대' 개헌 작업을 공식 보류, 현지 민심 수습에 힘쓰고 있다.
13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개헌 절차를 모호하게 둘 수 없어 보류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대화와 질서 복귀에 전력을 다하기 위해서는 (개헌 작업이) 중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프랑스는 1853년 누벨칼레도니를 식민지로 병합했지만 1988년 마티뇽 협정과 1998년 누메아 협정을 통해 누벨칼레도니에 상당 부분 자치권을 이양했다.
또 누메아 협정에 따라 프랑스는 헌법에서 누벨칼레도니 지방 의회 선출 선거인단을 1999년에 정한 유권자 명부로 한정했다. 프랑스 본토나 다른 곳에서 새로 이주한 이에게 투표권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
하지만 최근 프랑스 정부는 누벨칼레도니 내 성인 20%가 투표에서 배제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헌법을 개정, 누벨칼레도니에서 10년 이상 거주한 사람에게도 투표권을 주는 방안을 추진했다.
지난달 프랑스 상원과 하원은 이 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고, 개헌의 최종 절차인 양원 합동회의 소집만 남겨둔 상태였다.
하지만 누벨칼레도니 전체 인구 28만 명 중 약 40%를 차지하는 원주민 카나크족은 유권자 확대가 친프랑스 정치인에게만 유리한 정책이라고 반발하며 지난달 13일부터 수 주 동안 대규모 시위와 소요 사태를 일으켰다.
이 사건으로 9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다쳤으며 프랑스 당국은 수억유로(수천억 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마크롱 대통령도 직접 누벨칼레도니를 찾아 개헌을 강행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프랑스는 3천명이 넘는 경찰과 군인을 보내 질서 유지에 나섰고 지금은 어느 정도 진정된 상태지만 여전히 야간 통행 금지령이 내려져 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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