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당 지지율 열세에 당 브랜드 숨겨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총선을 3주 앞두고 영국의 집권 보수당이 지지율 열세를 벗어나지 못하자 보수당 후보 상당수가 선거광고에서 당색을 숨기고 있다.
보수당의 강경 보수파인 앤드리아 젱킨스 후보는 최근 지역구인 리즈 사우스웨스트·몰리 유권자에게 발송된 선거 공보에 극우 정치인 나이절 패라지 영국개혁당 후보의 생일에서 함께 찍은 사진을 실었다.
젱킨스는 2015년부터 하원의원을 지냈고 2022년에는 교육부 차관까지 맡았던 보수당 중진이지만 현 당 대표인 리시 수낵 총리가 아닌 다른 당 대표를 선거 운동에 내세운 셈이다.
강경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파인 젱킨스 후보는 한때 영국개혁당 합류도 고심했고 지난해 11월 총리 불신임을 주장하면서 당과 거리를 뒀다.
극우 성향 영국개혁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사상 처음으로 중도우파 보수당을 앞지르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영국 방송 스카이뉴스는 최근 한달여 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 게시된 보수당과 노동당 후보 521명의 광고를 분석한 결과, 많은 보수당 후보가 당을 숨긴 것으로 나타났다고 14일 전했다.
53%가 당 로고나 공식 색채인 파랑을 썼지만 32%는 부분적으로만 당 브랜드를 포함했고 15%는 아예 이를 빼버렸다.
그랜트 섑스 영국 국방장관이 올린 페이스북 게시물에서도 짙은 파랑 외에는 보수당 색깔이 거의 드러나지 않는 등 당 고위 인사마저도 당을 먼저 내세우지 않았다.
부분적으로 보수당 브랜드를 활용한 후보 중 73%는 자금 공개 부분에 당을 언급했다. 이는 법적으로 의무화한 것으로 어쩔 수 없을 때만 당명을 공개한 셈이다.
반면 지지율에서 크게 앞서는 제1야당 노동당의 후보는 대부분 자신이 노동당 소속임을 한눈에 알아챌 수 있도록 당색을 드러냈다.
후보 90%가 당 로고나 공식 색채인 빨강 등 당 브랜드를 내세웠고 8%는 부분적으로 당 브랜드를 활용했다. 당을 드러내지 않은 후보는 2%에 그쳤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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