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주총서 보상안 지지율은 72%…6년 전 첫 승인 때보다 1% 낮아
머스크에 우호적인 텍사스서 새 보상안 제시 가능성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테슬라 주주총회에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에게 수십조원대의 성과 보상을 지급하는 안건과 법인 이전 안건이 재승인되자마자 테슬라 측이 법인 소재지를 델라웨어에서 텍사스로 옮겼다.
14일(현지시간) 테슬라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테슬라는 전날 테슬라 법인을 텍사스로 이전 등록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서류를 텍사스주 총무장관실에 제출했다.
테슬라는 "현재 텍사스에 법인을 두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테슬라의 법인 이전 안건은 지난 1월 델라웨어 법원에서 머스크에 대한 보상안 무효 판결이 나온 뒤 머스크가 제안한 내용으로, 전날 주총에서 머스크의 특수관계인인 동생 킴벌의 주식 의결권을 제외하고 약 84%의 지지를 얻어 통과됐다.
2018년 결정된 CEO 보상안을 재승인하는 안건은 머스크와 킴벌의 의결권을 제외하고 약 72%의 찬성표를 얻어 6년 전의 73%보다 찬성률이 1% 포인트 낮게 나타났다고 블룸버그와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로이터는 테슬라의 최대 주주인 기관투자자 뱅가드가 2018년에는 반대했다가 이번에는 찬성표를 던져 재승인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보도했다.
2018년 이사회와 주총을 거쳐 결정된 이 보상안은 머스크가 테슬라의 매출과 시가총액 등을 기준으로 단계별 성과를 달성하면 12회에 걸쳐 총 3억300만주의 스톡옵션을 지급하는 내용으로, 스톡옵션의 가치는 한때 약 560억달러(약 77조8천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소액주주인 리처드 토네타가 이를 무효로 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해 올해 1월 잠정 승소하면서 머스크는 그간 받은 스톡옵션을 모두 반납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테슬라 이사회는 주주들의 지지를 증명해 항소심에서 유리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이번 주총에서 해당 보상안을 재승인하는 절차를 거쳤다.
법률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법인 소재지를 텍사스로 이전함에 따라 CEO 보상안을 둘러싼 소송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테슬라 이사회와 머스크가 기존의 델라웨어 법원 판결에 항소하면 델라웨어주(州) 대법원이 항소심을 심리하게 되지만, 다시 패소한다 해도 이사회가 텍사스에서 이 보상안을 "부활"시킬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이처럼 새로 제시된 보상안에도 주주들이 소송을 제기할 수 있지만, 법인 소재지 관할에 따라 테슬라와 머스크에 우호적인 텍사스주 법원이 소송을 맡게 되면 머스크 측이 승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2021년 캘리포니아의 규제와 세금 제도를 비판하며 테슬라 본사를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에서 텍사스 오스틴으로 이전한 뒤 텍사스에서 사업 기반을 계속 확장하며 현지에서 환영받고 있다.
텍사스는 미국 기업들이 선호하는 델라웨어주만큼 법인 관련 법률 시스템이 정비돼 있지 않지만,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 정부가 나서 기업 소송 전문 법원 설립을 추진하는 등 관련 법제를 마련하고 있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전날 엑스(X, 옛 트위터)에 테슬라의 법인 이전 안건이 통과됐다는 소식을 전하며 "론스타 주(텍사스의 별칭)에 온 것을 환영한다"고 썼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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