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낮은 자영업자 취업 지원…자영업 경영 효율화도 '방점'
(세종=연합뉴스) 민경락 송정은 기자 = 정부가 '600만 자영업'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향한 구조개혁을 추진한다.
취약한 경쟁력, 구조적 출혈 경쟁 등으로 경기가 부진할 때마다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자영업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위기감에 따른 것이다.
구조개혁의 첫 번째 단추는 경쟁력이 낮은 자영업자의 임금근로자 전환 지원, 경영 효율화 등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 자영업자 취업 밀어준다…폐업 지원안과 연계 검토
16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담길 '역동경제 로드맵'에는 위기 자영업자의 '출구 전략'이 핵심 과제 중 하나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쟁력이 낮거나 이미 폐업한 자영업자들이 안정적인 임금근로자로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안이다.
출구를 모색하는 자영업자의 취업을 지원하면 자영업 위기 개선과 동시에 주요 선진국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자영업 비중도 낮출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임금근로자 취업 지원은 폐업 지원안과 함께 연계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새 출발을 하고 싶어도 불어난 부채 탓에 사업을 접지 못하는 자영업자들이 상당수라는 것의 정부의 인식이다.
한 당국자는 "임금근로자로 취업을 원하는 자영업자들이 많지는 않지만 임금근로자가 더 안정된 일자리인 것은 맞다"라며 "원하는 이들이 임금직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업 유지를 원하는 자영업자 지원은 경쟁력 제고에 지원의 초점이 맞춰진다.
경제 위기 때마다 일회성으로 이뤄지던 자영업 현금 지원은 최소화하되 경영 효율화를 위한 기술 지원 등을 확대하는 안이다. 가령, 인건비 직접 지원 대신 장기적으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키오스크 도입을 돕는 식이다.
최근 플랫폼 산업이 커지면서 심화한 '자영업 양극화'를 완화하기 위한 대책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달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자영업자 지원을 언급하며 '유동성 지원'보다는 '재기 지원', '경쟁력 강화' 등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번 자영업 구조개혁안은 윤석열 정부 임기가 끝난 뒤에도 지속해서 추진될 중장기 과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올해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은 자영업 구조개혁 등 사회 구조조적인 과제를 겨냥한 '역동경제 로드맵'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 코로나·고금리·내수부진 등 '겹악재'…자영업 위기 고조
윤석열 정부가 핵심 과제 중 하나로 자영업 구조개혁을 꼽은 것은 최근 악화일로인 일련의 상황과 무관치 않다.
코로나19 팬데믹에 이어 고물가·고금리 장기화, 내수 부진까지 겹치면서 최근 자영업 위기는 극에 달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국내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0.54%로 2012년 12월(0.6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지난해 자영업 폐업률(9.5%)은 전년보다 0.8%포인트(p) 상승하며 10%에 육박했다.
반복되는 자영업의 위기 뒤에는 이른바 '묻지마 창업'이 빚은 높은 자영업자 비중과 그로 인한 출혈 경쟁 등이 있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 자영업자 등 비임금근로자 비중은 23.5%로 미국(6.6%), 독일(8.7%), 일본(9.6%) 등 주요 선진국의 2∼3배에 달한다.
최근 고용시장 호조세인 점도 '지금이 구조개혁의 적기'라는 판단에 힘을 실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70.0%를 기록하며 1989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5월 기준 최고치를 찍었다.
경제 전반에 고용 여력이 있을 때 취업을 원하는 자영업자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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