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정치범 대규모 처형·고문 관여 前이란 관리 석방
이란, 스웨덴 국적 EU 직원 등 2명 풀어줘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스웨덴과 이란 사이에 15일(현지시간) 수감자 교환이 이뤄졌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양국 발표에 따르면 스웨덴은 1988년 이란에서 정치범 대량 처형에 관여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전 이란 관리 하미드 누리를 석방했다.
이란은 이에 호응해 억류 중이던 스웨덴인 두 명을 석방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누리가 테헤란의 메흐라바드 국제공항에 도착해 가족의 환영을 받는 장면을 보도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성명에서 이란에 억류돼 있던 요한 플로데루스와 사에드 아시시가 스웨덴행 비행기에 탑승했다고 밝혔다.
크리스테르손 총리는 "이란은 스웨덴에서 하미드 누리를 석방하기 위해 이들을 교묘한 협상 카드로 사용했다"며 "정부는 보안 기관과 함께 이 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노력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누리가 '인질'로 잡혀 있었다며 그의 수감은 "정당성이 결여된 불법적인 스웨덴 법원 판결에 따른 것"이라고 비판했다.
올해 63세인 누리는 2019년 스톡홀름 공항에서 체포됐으며, 스웨덴 법원으로부터 1988년 이란 고하르다슈트 교도소에서 정치범 대량 처형 및 고문에 관여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이란에서 풀려난 플로데루스는 유럽연합(EU) 직원으로, 이스라엘을 위한 간첩 혐의와 최고 사형까지 선고될 수 있는 '지상 부패' 혐의로 2022년 체포돼 기소됐다.
스웨덴-이란 이중 국적자인 아시시도 지난해 11월 '부당한 이유'로 체포됐다는 게 스웨덴 측 설명이다.
이번 수감자 교환은 오만의 중재로 이뤄졌다. 오만 외무부는 성명에서 "오만의 노력으로 양측이 상호 포로 석방에 합의했으며, 석방된 이들은 테헤란과 스톡홀름에서 각각 이송됐다"고 밝혔다.
전직 이란 관리 석방을 두고 이란 정권을 비판하는 '이란국가저항위원회'는 스웨덴이 협박과 인질 전술에 굴복했다고 비판했다.
누리 재판에서 피해자들을 대리한 케네스 루이스 변호사도 자신의 의뢰인들이 이번 석방과 관련해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며 그들이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루이스 변호사는 "이것은 사법 시스템 전체와 이 재판에 참여한 모든 사람에 대한 모욕"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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