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2030 셀럽, 정치 기피…바이든, 오바마와 같은 매력 못 보여줘"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재선을 위해 젊은층 공략이 절실한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측이 젊은 셀럽의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짚었다.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모금 행사에서 줄리아 로버츠(56), 조지 클루니(63) 등 거물급 할리우드 스타들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등이 출동한 가운데 대규모 모금 행사를 열었다.
바이든 캠프는 행사 직전 이미 민주당 대선 캠페인 역대 최대 규모인 2천800만 달러(약 389억원)의 후원금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WSJ는 바이든 대통령의 '스타 파워'는 주로 50세 이상에서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8일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 앞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상대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는 연설을 하고, 바이든 대통령 대선 광고 내레이션을 맡은 배우 로버트 드니로는 올해 80세이다.
또 이번 주 바이든 모금 캠페인에 서명한 가수 캐럴 킹은 82세이며, 77세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8월 시카고에서 열리는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조직위와 함께 일하고 있다.
이날 모금행사에는 배우 제이슨 베이트먼(55), 캐서린 한(50), 잭 블랙(53), 셰릴 리 랠프(67)뿐 아니라 82세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도 참여했다. 할리우드 거물이자 전 영화 제작자인 제프리 캐천버그(73)는 바이든 캠프 공동의장으로 활동 중이다.
바이든 캠프는 대선일이 가까워질수록 더 많은 젊은 스타들이 지지에 동참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젊은 유권자 지지층을 강화할 필요성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나고 있어서다.
하지만, 정치 성향이 양극단으로 갈린 데다 가자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시기에 일부 유명인, 특히 2030 세대 셀럽들은 정치를 기피하고 있다는 게 연예계나 정치 모금 분야 관계자들의 진단이다.
또 바이든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처럼 매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게 이들의 인식이라고 WSJ는 짚었다.
바이든 캠프 관계자들은 이날 모금행사를 젊은 유명인의 지지를 측정하는 척도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자신이 승리한 지난 2020년 대선 때 만큼은 젊은 지지층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 3월 WSJ 여론조사에 따르면 18∼29세 유권자의 50%는 바이든을, 40%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답변했다. 이는 2020년 대선 당시 같은 연령대 유권자층에서 바이든 대통령(61%)이 트럼프 전 대통령(36%)을 훌쩍 앞선 것과 비교된다.
지난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던 정상급 여성 래퍼 카디 비(31)는 최근 인터뷰에서 어느 후보에게도 투표하지 않겠다고 말했고, 신예 가수 챕펠 로안(26)은 성소수자 인권의 달 기념 백악관 초청 공연을 제안받았으나 거절했다고 최근 공연 도중 밝혔다.
물론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는 젊은 유명인도 있다.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글래머러스'에 출연한 배우 데미언 테리케즈가 대표적이다.
앞서 2020년 대선을 앞두고는 인기 최정상의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고, 유명 배우 젠데이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반대하는 트윗을 적은 바 있다.
바이든 캠프는 대선일이 가까워지면서 젊은 유권자의 관심도가 높아질수록 젊은 스타들의 목소리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캠프는 특히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 스타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캐롤라인 레빗 트럼프 캠프 대변인은 "미국에서 바이든의 실패한 정책을 지지하는 이는 인플레이션, 이민 위기, 범죄로 인한 고통에 공감할 수 없는 엘리트 할리우드 셀럽뿐"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유명인은 가수 키드록, 배우 데니스 퀘이드, 방송인 케이틀린 제너 등 소수에 그치고 있다.
min2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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